전체 난임 부부 중 30~50%는 남성에게 원인이 있다. 난임에 대한 인식 개선과 달라진 사회 분위기로 병원을 찾는 남성도 늘고 있다. 올해 초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논문에서 성균관대 연구팀은 남성 난임 시술 환자가 2017년 5203명에서 2021년 6만5900명으로 5년 새 1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23일 마리아병원에 따르면 남성 난임은 △무정자증 △정자무력증 △희소정자증 △정계정맥류 △염색체 이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무정자증은 '100% 불임'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이는 진단 후 심리적 부담에 치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병원은 강조했다. 무정자증은 정액 검사에서 정자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폐쇄성 무정자증과 비폐쇄성 무정자증으로 나뉜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에서 정상적으로 정자가 생성되지만 부고환이나 정관 등 이동 경로가 막혀 정자가 배출되지 않는 상태다. 이 경우 외과적 시술을 통해 정자의 이동 통로를 복구하거나 정자를 직접 채취하는 방법으로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에서 정자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는 것으로 호르몬 이상, 유전적 요인, 고환의 구조적 문제 등의 원인이 작용한다. 이 역시 최근에는 호르몬 치료 또는 극소량의 정자를 채취할 수 있는 정밀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임신에 성공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소득수준과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사실혼과 예비부부를 포함한 임신 준비 부부에게 남성 정액검사 비용 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검사비는 5만~5만5000원가량으로 대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여성에게는 난소기능 검사, 초음파검사 비용 13만원을 지원한다.
임경택 남성난임센터장(비뇨의학과장)은 "남성 난임 환자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남성 난임에 대해 잘못된 편견 등으로 치료를 미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만큼 다양한 정부 지원과 난임 전문 병원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치료율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