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취했는데 멀쩡한 이유가 혹시…변비약 뜻밖의 효과

박정렬 기자
2025.01.16 08:25

[박정렬의 신의료인]

변비약에 많이 쓰이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이 음주로 인한 간과 장 손상을 예방하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류담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양경모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정범선 연세대 원주의대 해부학교실 교수)은 생쥐를 대상으로 알코올만 섭취한 그룹과 알코올과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동시에 섭취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류 교수팀은 두 그룹에서 혈액, 소장, 간 조직을 채취해 혈중알코올농도와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하고 PCR 검사를 시행했다. 행동 양상도 아울러 관찰했다.

그 결과, 알코올 단독섭취 그룹에서 상승했던 혈중알코올농도와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알코올과 폴리에틸렌을 동시에 섭취한 그룹에서는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장과 간 조직 PCR 검사에서는 알코올 단독 섭취 그룹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관련 유전자 발현이 상승했지만 폴리에틸렌 글리콜 동시 섭취 그룹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미경 검사에서도 전자에서 나타난 간과 소장 손상이 후자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쥐의 걸음걸이 등 행동 양상도 폴리에틸렌 동시 섭취 군에서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것이 관찰돼 폴리에틸렌 글리콜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왼쪽부터) 류담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양경모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정범선 원주의대 교수(해부학).

류 교수팀은 앞서 변비약 성분인 '차전자피'(질경이 씨앗)도 숙취와 간 손상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류담 교수는 "음주 후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섭취하면, 배변을 촉진해 체내 장관계에 남아 있는 잔여 알코올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숙취가 적어짐을 확인한 연구"라며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소아 변비약에도 사용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숙취로 인한 사회보건학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알코올 임상 및 실험 연구'(Alcohol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 1월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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