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뇌전증·위염…'자체신약'덕 본 제약사들, 매출 성장세

홍효진 기자
2025.02.12 15:49
국내 주요 제약사별 신약.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제약업계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HK이노엔, 대웅제약, SK바이오팜, 보령 등 자체 신약을 앞세운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보툴리눔 톡신과 고혈압 치료제, 뇌전증 신약 등 자체 개발한 대표 품목이 실적 개선을 견인, 외형 성장을 실현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8971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8.2%, 33.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피캡(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제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수익성 확대로 전문의약품 이익이 늘었다. 케이캡은 지난해 연 매출 1688억원으로 전년보다 41.2% 성장했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첫 해 당시 304억원이었던 처방 실적은 지난해 기준 1969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보면 피캡 제제의 시장점유율은 2019년 1분기 3%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22.3%로 올라섰다. 아직까진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가 50% 이상 시장을 가져가는 구도지만 이대로라면 향후 피캡 제제의 점유율 역전도 가능해 보인다.

케이캡 수출액은 2022년 4분기 2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38억원으로 성장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국내 세 번째 피캡 신약(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진입 후 전체 피캡 제품의 시장 침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올해 케이캡 매출은 1837억원으로 추정되며 지역 확대와 2~3분기 중 미국 신약 허가 신청, 연내 유럽 기술이전 등 호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23%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대웅제약 역시 자사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등 대표 품목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나보타 매출은 1864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84%에 달한다. 펙수클루의 경우 지난해 국내와 해외시장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엔블로 매출은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선 올해 나보타 매출이 2300억원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웅제약의 매출은 1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망한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 5476억원, 영업이익 96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뇌전증 신약인 단일 품목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등 해외 시장 판매 호조로 지난해 총 누적 처방 환자 수 14만명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보령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 등 만성질환 전문의약품 성장세로 지난해 매출 1조171억원을 기록,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특성상 해외 기술이전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자체 신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곳이 돋보이고 있다"며 "피캡 제제를 포함해 톡신, 고혈압, 뇌전증 등 시장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는 영역에서 신약을 확보한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