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이재명 정부…'의약품 관세 협상'도 주요 과제로

홍효진 기자
2025.06.04 15:11
트럼프 2기 행정부 의약품 관세 등 관련 정책 언급.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란 과제를 떠안았다. 특히 새 정부가 제약·바이오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규정하는 등 핵심 먹거리로 보고 있어 의약품 관세 협상도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관세 협상을)조기 타결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만큼 중국 등의 향후 협상 양상을 일단 지켜보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모든 국가를 상대로 4일까지 '최상의 제안'을 제시하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히며 관세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제안은 미국산 제품 관련 관세와 할당량 및 비관세 장벽 개선안 등 구체적 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도 서명했다.

한미 양국 관세 협의는 지난 4월24일 고위급 통상 협의 이후,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8일까지 포괄 합의(줄라이 패키지)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정리된 상태다. 포괄적 합의안인 만큼 아직 부과 계획이 밝혀지지 않은 의약품 관세 등 품목 관세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약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뒤 해당 계획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의약품을 대상으로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조사를 진행 중으로, 조사 결과를 근거 삼아 의약품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해외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 등 긴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의약품 관세 발표 시점인 5월 중순은 지났지만, 미국 상무부가 지난 4월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을 "한두 달 내"로 거론한 바 있어 6월인 이달 중에는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새 정부에 있어 의약품 관세 협상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제약·바이오 산업 관련 국가 투자를 늘리고 혁신형 제약사 지원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공약을 밝히는 등 제약·바이오 산업 강국을 지향하고 있다. 미국 사업 비중이 높은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선 관세율에 따른 충격이 불가피한 만큼 관련 협상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협회 등 국내 관련 기관·기업은 의약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일단 이 대통령은 관세 협상 속도에 대해선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였던 지난달 첫 TV 토론에서 "우리가 서둘러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는 없다"며 "일본도 미리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선회했고 중국도 강경히 부딪히다 상당 정도 타협했다. 섬세하고 유능하게 사태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항생제 아목시실린의 80%, 진통제 이부프로펜의 90%, 진통 해열제 아세트아미노펜의 73% 등 주요 의약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 중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필수 의약품 공급이 부족한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의존도를 적극 피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내 업계에선 트럼프 행정부 정책 기조가 중국 견제와 맞물리는 만큼, 한국이 의약품 공급망 측면에서도 핵심 우방국임을 적극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출발점이 중국 견제에서 비롯된 부분이 있는데 지금의 관세 정책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의 대결 구도로 가고 있어 정책 방향성과는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의약품은 자국민 생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관세 부과 시 가격적·물리적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관계를 활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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