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 뒤 혈전증으로 사망한 교사에게 법원이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된다며 정부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혈전증은 이전에 '과학적 인과성'이 명확지 않아 피해보상이 거부됐었다는 점에서, 향후 간접적인 사실관계만으로도 정부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질병청은 10일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혈전증으로 사망한 사례에 대한 법원의 인과성 인정 취지의 판결에 대해 "재판부는 mRNA 백신과 혈전증과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어 있지 않으며, 인과성을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아직 불충분한 상태라고 판단한 바 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접종 피해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코로나 백신 특별법)은 예방접종과 질병 사이에 의학적, 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더라도 간접적 사실관계 등을 통해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과학적 인과성을 인정한 것이라기 보다는, 코로나 백신 특별법의 완화된 기조에 비추어 과학적 입증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보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재판부 판단을 존중해 해당 사례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코로나 백신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대한 부담은 크게 완화했다. 이전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에서 과학적 인과성을 전제로 뒀다면, 이제 백신 접종과 부작용 발생이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 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며 △ 다른 원인이 없는 경우라면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게 '기준'이 낮아졌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향후 질병청 산하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위원회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피해보상 심의는 개별 사례별로 진행하되 법원 판례도 충분히 참고할 계획"이라 말했다.
한편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초등학교 체육 교사였던 A씨의 부모 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돼 2021년 7월 28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받았다. 이후 접종 9일 만인 같은 해 8월 6일부터 소화불량과 구토, 오심 증상이 나타나 같은 달 10일 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을 의심했고, 이후 정맥 혈전증으로 인한 소장 허혈을 치료하기 위해 소장절제술을 받았지만 급성 간부전과 급성 신부전, 패혈성 쇼크로 9월 3일 24세의 나이로 숨졌다.
유족은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청은 인과관계가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를 거절했다. 이를 두고 법원은 피해보상 거부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하면서 △예방접종과 혈전증 발생·악화, 이로 인한 사망 사이에 시간적 밀접성이 인정되며 △기무라병이 일반적으로 TTS와 연관성이 크지 않고 △기무라병 재활성화로 혈전증이 발생했다 해도 백신 접종이 이를 촉발했을 가능성 등을 참작해 백신과 사망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