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가 로레알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반 년 사이 2건의 '빅딜' 성과를 거뒀으나 계약 규모 미공개 등의 영향으로 주가는 3일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계약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이번 공동연구 계약의 의미는 폭넓은 확장 가능성에 있어 이번 계약이 올릭스의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지난 5일 프랑스 로레알과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을 활용한 피부 모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올릭스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로레알로부터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공동연구 결과물의 범위는 화장품, 치료제 등 구체적인 품목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텍이 로레알과 같은 규모의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건 이례적인 성과지만, 계약 체결 사실이 공시된 이후 주가는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릭스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4만6750원으로 공시 전날인 지난 5일 대비 4.88% 하락한 상태다. 이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올릭스가 수령할 선급금과 총 계약금이 공개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릭스는 지난 2월 일라이 릴리와 6억3000만달러(약 9116억7300만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계약 상대방의 요청으로 선급금 규모와 세부 마일스톤 조건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연이어 '빅딜'을 성사시켰지만 이러한 성과가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계약이 갖는 남다른 의미는 계약서에 담긴 추가 공동연구 계약과 관련된 내용에 숨겨져 있단 분석이 나온다. 로레알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기술이전에 국한되지 않는 추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독점적 협상 권리를 갖게 됐다. 이는 장기간에 걸친 협력이 향후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가능성에 대해 양사가 깊게 논의한 흔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향후 공동연구의 결과물을 기반으로 상업화가 추진될 경우 원료 생산 및 공급 계약으로 양사의 협업이 확대될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올릭스는 향후 보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올릭스의 siRNA 플랫폼 기술이 검증되면 로레알 이외의 기업과 추가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높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탈모 화장품 상업화 개발의 경우 원료 공급 및 생산 계약도 필요하며, 빠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로레알과 상업화가 가능할 정도로 시제품 수준까지 개발이 마무리된 상태"라며 "공동개발 계약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선급금 및 계약규모 등 수익 규모 불확실성으로 올릭스가 확보한 현금을 비롯한 재무건전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달 15일엔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발생한 약 48억원 규모의 파생상품거래손실이 공시되면서 순손실 증가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올릭스는 올해 마일스톤 및 선급금 수령 등으로 충분히 유의미한 자금을 확보했단 입장이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파이프라인 'OLX702A'의 후기 임상 비용이 일라이 릴리 몫이 되면서 올릭스는 보유 자금을 사용하는 데 부담이 크게 줄어 운신의 폭도 커졌다.
올릭스 관계자는 "현재로서 준비하고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며 "올해 한소제약으로부터 수령한 마일스톤, 일라이 릴리으로부터 수령한 선급금, 앞으로 들어올 로레알의 선급금 등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상들에 대해 자금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