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앓고 있다" 고백 후 사망한 '록의 전설'…HIV 침투 막으려면[한 장으로 보는 건강]

정심교 기자
2025.06.14 18:12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 투병 중 노래하는 모습. /사진='영원한 퀸, 프레디 머큐리' 갈무리

전설의 영국 록밴드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1946~1991년). 그는 야윈 모습으로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1991년 11월 22일 자신이 에이즈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와의 투쟁'에 동참해 줄 것을 대중에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인 11월 24일 자기 집에서 에이즈로 인한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45세에 숨을 거뒀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를 데려간 에이즈는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인에게서 옮아온 HIV에서 출발합니다. HIV에 감염된 후 치료받지 않으면 몸에 있는 면역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HIV로 인해 나타나는 면역계의 손상이 특정한 한계수준을 넘어서는 에이즈 단계에 오면 몸이 균과 싸우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건강한 사람은 거의 감염되지 않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원충, 기생충 감염(기회감염), 암이 발생하고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HIV에 감염만 돼도 사망률이 최고 6배까지 증가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매년 1000명가량이 HIV에 새로 감염됩니다. 2023년 질병청에 따르면 2022년 HIV 신규 감염인은 1066명이었는데 남성이 92.3%(984명)로, 여성(82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특히 성 접촉으로 HIV에 감염된 환자 577명 중 '동성 간 성접촉'으로 인한 환자는 60.3%(348명)에 달했습니다. 이밖에 오염된 주사기 공동 사용, 혈액 투여, 모체로부터의 수직 감염 등도 HIV의 감염 경로입니다.

HIV는 DNA가 아니라 RNA 형태로 유전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HIV는 사람 몸속에서 CD4 양성 T 림프구라는 면역세포만 감염시킵니다. 표면에 CD4라는 물질이 있어 CD4 양성이라고 합니다. 림프구 속에서 자가 복제된 HIV가 세포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CD4 양성 T 림프구가 파괴돼 숫자가 줄어들면 면역이 저하됩니다. 한 번 감염된 HIV는 CD4 양성 T 림프구 속에서 유전물질 형태로 평생 잠복 상태를 유지합니다.

에이즈 환자의 HIV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HIV 감염 경로는 감염자와의 성관계입니다. 이성 간 또는 동성 간 성행위와 질 성교, 항문성교, 구강성교 등의 성행위를 통해서 감염될 수 있습니다. 다른 성병으로 비뇨생식기에 염증이 있거나 생식기의 피부나 점막의 궤양, 성기에 상처가 있을 때 HIV가 더 잘 전파됩니다. ▶성관계 상대자가 일정하지 않고 다수인 사람 ▶ 낯선 사람과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갖는 경우 ▶다른 성매개감염병(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감염, 연성하감 등)이 있는 사람은 HIV에 감염될 위험이 높습니다.

HIV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는 상대와 성관계를 가질 때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산모가 HIV에 감염됐다면 출산 과정에서 태아가 HIV에 감염될 확률이 높습니다. 임신 중 항HIV 약제를 임산부에게 투여하면 태아가 감염될 확률이 1% 이하로 줄어듭니다. 수혈을 통해 HIV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검사법이 크게 발달해 우리나라에서 수혈을 통해 감염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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