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열사병·열탈진 등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온열질환'으로 의심하던 새,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 두통이 동반된다면 알고 보면 '햇빛알레르기'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자칫 온열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알레르기(광과민성 피부 반응)는 가시광선·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피부 질환이다. 주로 햇볕을 쬔 부위에 가려움, 발진, 붉은 반점, 물집 등이 생긴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부위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반면 온열질환은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전신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럼증, 근육경련, 메스꺼움, 의식 혼미 등이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하는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장시간 고온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 두 가지 질환은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증상(피로감, 피부 반응 등)이 있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치료와 관리 방법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다.
이종명 경산중앙병원 명예원장(알레르기내과 전문의)은 "햇빛알레르기는 면역 반응으로 인한 것이므로 차광제나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온열질환은 체온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생기므로 수분 공급과 체온 하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두 질환은 초기 증상이 비슷하지만, 대처 방식이 전혀 다르므로 정확한 질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햇빛알레르기는 야외활동 직후 햇빛에 노출된 피부 부위에 국한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인 팔·목·얼굴 등에 붉은 발진, 가려움이 발생한다면 피부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 반면, 열탈진·열사병은 피부 이상보다는 전신 무기력감, 체온 상승, 의식 저하 등 '몸 전체의 기능 저하'로 나타난다.
이종명 명예원장은 "야외 활동 후 피부 이상이 동반되면서 두통·피로감이 심하면 단순 일사병이 아닌 햇빛알레르기 또는 광과민 반응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정 화장품, 약물 복용 여부, 피부 민감도에 따라 자외선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과거에 햇빛알레르기를 겪어본 적 없더라도 누구에게나 햇빛알레르기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질환 모두 예방이 최선이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3대 요소는 △ 물 △그늘 △휴식이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야외 활동은 오전 11시~오후 4시를 피하는 게 좋다. 외출할 땐 밝은색 옷, 통풍이 잘되는 복장을 착용하고,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도움 된다.
햇빛알레르기가 의심될 경우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SPF 또는 PA 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른다. 증상이 나타난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먹거나 냉찜질하는 게 도움 되며, 심하면 피부과 전문의에게서 진료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