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복귀를 앞둔 전공의들이 입원전담전문의(이하 입원전담의)와의 협력 모델을 통한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원전담의를 단순히 진료 공백을 메워주기 위한 인력으로 활용하기보다, 전공의 교육과 연계해 수련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단 목소리다. 박창용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은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대한입원의학회와의 공동 세미나에서 "입원전담의와 전공의의 '티칭 협력형 모델'이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며 "입원전담의가 실무를 담당하고 전공의는 이 과정에 협력하는 한편, 분과 진료교수로부터 전문성 강화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 등 '티칭 협력형 모델'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내 대다수 수련병원 전공의 비율은 10%대인 반면, 한국은 최대 46%에 달해 전공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 전공의 근무 시간 단축이 현실화하면 진료 공백은 불가피한 셈이다. 이에 전공의들은 입원전담의 인력을 적극 활용, 선배 전공의를 통해 학습해야 했던 기존 도제식 교육을 개선하고 교육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입원전담의는 병원에 상주하며 입원환자 진료만을 전담하는 전문의로, 국내에선 입원환자 관리 전문성 강화와 전공의 교육환경 개선을 목표로 2016년 도입됐다.
현재 국내 입원전담의는 진료 특성에 따라 △1형(주 5일형, 주간·8시간 이상) △2형(주 7일형, 주간·8시간 이상) △3형(주 7일형·24시간)으로 구분되며 환자 대 전담의 비율(명)은 각각 25대1, 17대1, 10대1로 운영 중이다. 박 위원은 전공의 근로 시간 준수와 수련 질 유지를 위해선 특히 '3형'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기 처치와 입원 초기까지 관리하는 단기 입원 병동의 경우, 일반병동보다 업무강도가 높아 전문의 1인당 관리할 수 있는 환자 수는 10명 내외로 판단된다"며 "이는 3형에서 규정하는 비율과 일치한다. 전공의 수련환경 변화와 맞물려 업무 분장할 경우에도 입원전담의가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입원전담의 대상 인센티브와 야간·주말 근무 수가 가산 등을 통해 3형 인력 확충을 유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 위원은 "미국 수련병원에선 입원전담의가 교육 담당 교수로서 입원환자 진료와 임상 교육을 병행한다"며 "회진·응급 대응 중재 등에서 전공의에게 실질적 지도를 제공하며, 이는 교육 만족도 등에 기여한단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방식을 벤치마킹해 진료 교수·입원전담의·전공의 각 주체의 통합 진료팀 구성에 따른 협업 체계를 설계, 환자 인수인계·팀 회진·실시간 소통·성과 평가 구조를 정례화하는 티칭 협력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전공의가 다 복귀한다고 해도 근무 시간과 진료량이 줄면 전체 활동량 자체는 50~70%까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단축된 시간 내에 필요한 역량을 교육하려면 훨씬 집중된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교수가 병동에 상주하는 입원전담의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공의가 복귀하면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별도 트랙이 체계화돼야 한다"며 "(의정 사태)1년 반 동안 만든 현재의 전문의 중심 체계를 유지하며 전공의 교육 트랙을 독립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1~2년차 전공의처럼 기본교육은 받아야 하는 이들은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분과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각 병원, 각 진료과 내에서 진료 형태 및 세분화된 전공의 교육에 대한 새판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태영 대한입원의학회장은 "저를 포함한 입원의학을 하는 의사들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입원의학회 차원에서도 입원전담의의 '역할의 모호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무 분장 영역으로 본다면 통합적 관리를 하는 입원전담의와 특정 분야 질환을 세부적으로 관리하는 스페셜리스트로 나눠 접근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며 "전공의 교육에 있어서도 전문 교육은 분과에서, 통합적 관리 교육은 입원의학에서 하는 분업화된 체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경 회장은 "현재 국내 전공의 수련 체계는 '순발력이 좋으면 많이 배우고 아니면 못 배우는' 후진적 구조"라고 지적하며 "모든 전공의가 수련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도 전공의들과 관련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