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프 마라톤을 준비 중인 직장인 박씨(40대·여)는 달리기 거리를 늘릴수록 허리 통증이 심해져 고민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 근육통이라 여겼지만 훈련 강도를 높일수록 허리 통증이 더 심해졌다.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무릎과 발목만 조심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정작 가장 불편한 부위는 허리였다.
일반적으로 마라톤을 하면 무릎과 발목 통증이 가장 흔할 거라 생각하지만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달리기는 하체 근육을 주로 쓰는 운동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상체와 허리까지 포함된 전신 운동이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발생하는 충격은 발목과 무릎, 고관절을 거쳐 결국 허리까지 전달된다. 특히 코어 근육이 약하거나 달리는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충격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허리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달릴수록 허리가 아프다면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자세일 수 있다. 달릴 때 상체를 과도하게 숙이거나 허리를 젖힌 자세는 척추와 허리 근육에 부담을 줘 통증을 유발한다. 또 보폭이 지나치게 크면 착지 시 충격이 커지고 그 힘이 허리까지 올라가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도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허리 통증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하체와 코어 근육(인체의 중심부인 척추·골반·복부를 지탱하는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허리에 부담이 커진다. 허리는 척추만으로 버티지 않고 주변 근육이 기둥 역할을 해야 안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어가 약하면 작은 충격에도 요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쉽게 피로해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에는 자각하지 못했던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후관절 증후군 같은 질환이 달리기를 통해 증상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장거리 달리기는 척추에 반복적인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잠재돼 있던 질환이 악화하면서 허리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박씨 사례처럼 마라톤 후 허리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단순히 근육 피로일 수도 있지만 잘못된 달리기 습관이나 근육 불균형, 혹은 기존 허리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히 근육통으로 치부하기보다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 기고자 -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