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알바이오팹, 3D 세포치료제 대동물시험 진입…"日 하트시드 넘겠다"

김도윤 기자
2025.09.17 08:45
티앤알바이오팹의 3D 바이오프린팅 세포치료제 연구 현황/그래픽=이지혜

티앤알바이오팹이 세포 응집 기술(Cell aggregation)을 접목한 심장근육(심근) 조직 재생 세포 치료제 개발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르면 내달 대(大)동물시험을 시작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다. 올해 기능성 화장품 사업으로 글로벌 매출 성장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본업인 3D(3차원) 바이오프린팅 연구에 속도를 높여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단 목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내달 9일 역분화줄기세포(iPSC) 유래 심근세포(cardiomyocyte)를 활용한 심부전 치료제의 돼지 대상 대동물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3D 바이오프린팅 핵심 기술 역량을 토대로 세포 치료제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앞서 소동물 대상 전임상시험을 통해 심근세포 응집체를 이식한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조직 재생 기능이 향상된단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2022년 국제학술지 '임상 및 중개 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의 심근세포 기술은 동물 이식 뒤 생존율이 상승한 데다 장기간 동결보관이 가능하단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미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한 심근 재생의학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관심이 큰 분야다. 일본 재생의학 치료제 개발회사 하트시드(Heartseed)는 공여자 유래 역분화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심근세포를 이용한 심부전 치료제(HS-001)를 2021년 6월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에 기술이전했다. 일본 외 전 세계 독점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넘기는 계약으로, 총 5억9800만달러(약 8300억원) 규모다.

하트시드는 심부전 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등을 앞세워 지난해 7월 30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현재 HS-001의 임상 1상에서 환자 등록을 마치고 투여 및 추적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 말 임상 1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약 3000억원 규모였는데 현재가 기준 8000억원 이상으로 주가가 대폭 상승했다. HS-001의 임상 진행 등 연구 성과가 인정받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하트시드보다 임상 연구 속도는 느리지만, 후발주자로 확실한 기술적 차별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우선 역분화줄기세포에서 심근세포를 분화할 때 심실심근세포로 선별 분화해 부정맥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한 뒤 이식하는 방식이라 안전성이 높다.

또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단일세포가 아닌 2종류 혹은 그 이상의 세포로 구성한 스페로이드(spheroid, 3차원 타원체)를 제작해 이식함으로써 혈관화 및 파라크라인 효과(Paracrine effect,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이 주변 세포에 작용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도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심진형 티앤알바이오팹 이사(CTO, 최고기술책임자)는 "대동물시험은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단계로, 티앤알바이오팹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개발한 역분화줄기세포 심근세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라며 "대동물시험을 기반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이사는 또 "티앤알바이오팹은 올해 글로벌 기능성 화장품 사업으로 매출 기반을 확보하며 외형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창상피복재와 스캐폴드(생분해성 인공지지체), 세포치료제 등 연구에도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역량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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