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전공의법 개정안에 대해 23일 입장문을 내고 "법안심사소위가 의결한 전공의 특별법 수정 대안은 수련환경 개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복지위 제1법안심사소위에선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는 전공의의 최대 연속 수련 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고, 응급상황 시엔 4시간까지 추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보장과 임신·출산 전공의 야간·휴일 근무 제한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현행 주 평균 근로 시간인 80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은 전공의 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 결과 등을 보고 논의하기로 했다.
의협은 "지난해 2월 정부의 일방적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항의하며 수련 현장을 떠난 전공의의 절박한 외침에 정부·국회는 수련환경의 근본적 개선에 더해 전공의 대표의 과반수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법안심사소위가 의결한 전공의 특별법 수정 대안은 이러한 약속을 전면적으로 파기하고 오히려 수련환경 개선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위에 계류 중인 전공의 특별법 4개 법안 중 3개 법안이 전공의 대표의 과반수 참여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수정 대안은 전공의 위원을 4명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수련 당사자이자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전공의 참여를 제한하고,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온 의협을 일방적으로 배제한 것은 명백한 절차적 하자이며 정책의 정당성과 수용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또 수련병원을 대표하는 단체의 위원을 4명으로 증원하는 것은 평가받는 주체가 평가자가 되는 구조적 모순을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약속한 바와 같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전공의 대표가 과반수 참여하도록 법안을 개선해야 한다"며 "의료계의 대표성과 전문성 보장을 위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한 재논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가 합의를 저버리고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면 이는 의료 현장의 신뢰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의료체계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역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전공의 특별법의 본래 취지에 맞는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 역시 관련 입장문을 내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개정안이지만 의미 있는 전진이라 평가한다"면서도 "지속 가능한 수련 시스템과 환자 안전을 위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며 추가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노조는 "정부는 '72시간 시범사업' 과 '연속근무 24시간' 상한이 편법 없이 지켜지는지 즉각적이고 철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남은 과제 해결을 위한 2차 개정 논의에 정부와 국회가 지속해서 임할 것을 요청한다"며 "근로자 건강권 보호와 환자 안전을 위한 주 80시간 상한선의 단계적 축소와 병원의 준법을 강제하기 위한 조치 마련은 반드시 이어져야 할 핵심 논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