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는 우리 몸 구조를 지탱하는 지렛대다. 전신에 분포된 206개의 뼈는 내부 장기를 보호하고 칼슘 등 무기질의 저장과 공급소 역할을 한다. 이러한 뼈는 35세를 기점으로 서서히 늙어간다. 골량이 줄어 미세한 구멍이 뼈 안쪽에 늘기 시작하면서, 뼈 자체가 약해지고 '뼛속에 구멍이 많은' 골다공(骨多孔)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돼 '침묵의 질환'으로도 불린다. 이미 국내 환자만 132만명을 넘어선 데다,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작은 충격만으로도 고관절 골절 위험이 커져 예방과 조기 검진이 중요한 질환이다.
세계 골다공증의 날인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환자 수는 2020년 105만4892명에서 2024년 132만6174명으로 약 26%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같은 기간 여성 환자는 99만4338명에서 124만9552명으로 25만명 넘게 늘면서 지난해 전체 골다공증 환자의 94% 비중을 차지했다. 여성은 폐경기와 맞물려 뼈를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급감한다. 이에 따라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남성 대비 쉽게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뼈가 약하고 50세 전후 폐경될 땐 뼈 손실을 막아주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없어져 매우 빠른 속도로 골량이 줄어든다"며 "통계적으로 폐경 이후 여성의 약 50%가 골다공증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침묵의 질환'이다. 골다공증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사망률이 높은 고관절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단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고관절 뼈는 매우 단단해 단순히 넘어지는 것만으로는 잘 부러지지 않지만,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상태라면 큰 충격 없이도 골절될 수 있다. 골다공증을 앓는 고령 환자는 걷거나 침대에서 몸을 돌리거나, 기침 및 의자에서 일어서는 일상적 부하만으로도 고관절 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골 및 무기물 연구학회지'(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골다공증 관련 고관절 골절 사례는 2050년까지 거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여성 환자의 25%·남성 환자의 36%가 부상 후 1년 이내 사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관절 골절 환자도 2020~2024년 5년간 3만4844명에서 4만5307명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국내 환자의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남성 21.5%, 여성 14.6%로 나타났다.
만약 본인 신장이 20대 대비 4㎝ 이상 줄었다면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 골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골다공증 의심 증상으로 많이 혼동하는 무릎과 허리 등 관절 통증은 골다공증과는 직접적 연관은 없다. 김범준 교수는 "골다공증 위험 인자로는 △폐경 후 여성 및 70세 이상 남성 △45세 이전 폐경된 여성 △마른 체형 △가족력 △과다한 음주·흡연 △갑상선호르몬·항경련제 등 약물 장기 복용자 등이 있다"며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조기 진단을 위해 골밀도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선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다. 식사와 보충제를 합해 칼슘은 하루 1000~1200㎎(밀리그램)을 섭취하고 유제품·멸치·해조류·두부 등 칼슘이 많은 식품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 빠르게 걷기·조깅·계단 오르기·줄넘기 등 체중이 실리는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청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추 골절은 키가 줄거나 허리가 굽는 원인이 되고 고관절 골절은 수술과 장기 입원이 필요해 일상에 큰 제약을 준다. 장기간 침상 생활로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커져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고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