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엑스레이' 허용법 낸 의원 찾아간 의협…"당장 철회해야" 규탄

정심교 기자
2025.10.23 14:39
23일 오후 경기 부천시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실 앞에 모인 대한의사협회 임원진은 국회와 정부를 향해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허용 의료법 개정안 즉각 철회 △서영석 의원의 대국민 공개 사과 △해당 법안 철저히 검토 △한의사의 면허범위 외 의료행위 엄중 조치 등을 촉구했다. /사진=의협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23일 오후 대한의사협회(의협) 임원진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의 지역구 사무소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위험천만한 악법"이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김택우 의협 회장은 "서영석 의원은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에서도 동일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당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조차 한의사의 방사선 안전관리에 관한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밝혔고,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면서 "그런데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중대한 사안을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복적으로 추진하는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과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1월 수원지방법원은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환자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의료법 위반·벌금 200만원)을 받은 한의사에 대해 1심 판결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또 2022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현행법(왼쪽)과 개정안(오른쪽) 대비표. /자료=의안정보시스템

이에 지난 2일 서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와 한의원을 포함하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 1월에 나온 수원지방법원의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사용 한의사 무죄 판결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서영석 의원은 법안 발의 취지에서 "의료기기 기술의 발달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의료분야에 보편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참조해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법률에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등 법률해석이 변화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에 대한) 안전관리책임의 소재를 법률에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김택우 의협 회장(발언자)을 포함한 임원진이 한의사의 엑스레이 허용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의 지역구 사무소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였다./사진=의협

하지만 김택우 회장은 "수원지방법원 판결은 '성장판 부위를 기초로 영상진단행위는 하지 않았고, 단지 내장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추출된 성장추정치만 진료에 참고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난 것"이라며 "법원이 피고인 한의사의 억지주장을 받아들여 형사 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일 뿐,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결코 합법화한 판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지 보편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의사에게도 엑스레이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발상부터 지극히 위험하고 무모한 판단"이라며 '의료법 제27조'를 그 근거로 들었다. 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또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도 명시했다.

이날 의협은 국회와 정부를 향해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허용 의료법 개정안 즉각 철회 △서영석 의원의 대국민 공개 사과 △해당 법안 철저히 검토 △한의사의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 엄중 조치 등을 촉구했다.

김택우 회장은 "대한민국 14만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 제도화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직역 간의 갈등이 아닌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투쟁임을 분명히 선언하며, 의료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단결해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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