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혈액 공급이 매우 중요한 신체 부위다. 뇌의 무게는 체중의 2% 남짓이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약 20%를 필요로 할 정도로 혈액순환이 활발한 곳이다. 이렇게 중요한 혈액을 뇌에 공급해주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아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모야모야병'은 방치 시 영구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한다. 병명의 모야모야(もやもや)는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뜻하는 일본어로, 이상 혈관 모양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혈관이 막히면 뇌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차단돼 뇌경색이 발생하고 약해진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모야모야병 환자 수는 2018년 1만1860명에서 2023년 1만7459명으로 5년간 47% 급증했다. 모야모야병은 5~10세 소아와 30~40대 성인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의 경우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는 뇌허혈이나 뇌경색이 흔하며 성인은 뇌출혈로 많이 나타난다.
모야모야병의 초기 증상은 심한 두통, 어지럼증, 발작(경련), 편마비, 언어장애, 감각 이상, 의식 저하 등 다양하다. 특히 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감 때문으로 생각해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는 심하게 울거나 운동 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호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뇌 손상을 막을 수 있지만 방치하면 영구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야모야병 증상을 보인 환자는 일반인 대비 뇌졸중 위험과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은 뇌경색이나 뇌출혈, 일과성 뇌허혈증(뇌허혈 발작)으로 뇌 손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중 일과성 뇌허혈증은 뇌혈관으로 혈액 흐름이 막혔다 다시 흘러 뇌졸중 증상이 수분~수시간 내 사라짐을 반복한다.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 이 신호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만큼 경미한 증상도 간과해선 안 된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일과성 뇌허혈증 경험자 중 3분의1에서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야모야병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희귀난치성질환이지만, 의학계에선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일본 환자에서 'RNF213' 유전자 변이가 흔히 발견되며 가족력이 있다면 직계 가족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혈류를 회복시키는 뇌혈관 우회술(재건술)의 수술 효과는 뚜렷한 편이다. 수술 후 환자 85~95%가 뇌 혈류 개선 양상을 보였고 70~90%에서 일과성 허혈증과 허혈성 뇌졸중이 줄어들 수 있다. 출혈형 모야모야병 재발 위험도 절반 넘게 감소한단 보고가 있다. 이 교수는 "국내 모야모야병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약 16명으로 결코 드문 질환이 아니고 진단 환자도 늘고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재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 및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