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먹는 치매약' 상업화에 총력…'팔전구기' 합병에 영향 줄까

김선아 기자
2025.10.30 16:55

금감원, 소룩스-아리바이오 합병 증권신고서에 8번째 정정명령
'AR1001' 상업화 넘어 SK케미칼과의 후속 개발 계획까지

아리바이오 향후 추정 임상비용/디자인=최헌정

아리바이오의 경구용(먹는) 치매 치료제 'AR1001'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아리바이오와 소룩스의 '칠전팔기' 합병 도전이 '팔전구기'로 넘어갔다. 아리바이오가 AR1001의 상업화를 넘어 후속 개발과 병합 치료 추진 계획까지 점차 구체화하고 있어 향후 제출될 증권신고서 정정본을 마지막으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소룩스는 지난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 이는 소룩스가 지난해 8월 합병을 위한 첫 번째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8번째 정정명령이다. 소룩스는 내년 1월20일 합병을 목표로 신속하게 정정본을 제출하겠단 입장이다.

양사의 합병이 1년 이상 난항을 겪은 배경엔 경구용(먹는) 치매약 'AR1001'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 초기에 지적된 합병비율이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정정명령을 받으며 이는 더욱 명확해졌다. 특히 지난 7월 7번째 정정명령 이후 이뤄진 중국 글로벌 제약사 푸싱제약과의 파트너십 계약과 임상 3상 중간 경과 분석 결과 발표도 금융당국의 의구심을 잠재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근 아리바이오가 핵심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AR1001'의 상업화 준비는 물론 제형 변경, 치매 전자약과의 병합 치료 등 추가적인 개발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팔전구기' 합병 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22일 SK케미칼과 AR1001 개발 확대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삼진제약과 국내 상업화와 관련된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에서 SK케미칼과 손을 잡은 건 상업화 이후를 내다보기 위해서다. 아리바이오뿐 아니라 SK케미칼 또한 AR1001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단 방증이기도 하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SK케미칼과 체결한 MOU은 양사가 위원회를 만들어 좀 더 구체적인 공동사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필름형 등 다양한 제제의 치매 치료제가 출시된 것처럼 AR1001의 제형 변경 연구를 같이 하거나 해외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은 현재 임상 참여 환자 1535명 중 약 500명의 투약이 완료된 상태여서 내년 상반기에 모든 환자의 투약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내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AR1001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AR1001은 3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중간 경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 긍정적인 추세가 확인된 바 있다.

다양한 신약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유독 어려운 건 대부분의 평가 지표 자체가 주관적이어서다. 이에 아리바이오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해 확실하게 추세를 확인하기로 했다.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여겨지는 바이오마커(생체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고 있단 점도 아리바이오의 확신을 더하는 요소다.

문제는 자금이다. 합병이 지연되면서 소룩스의 반복적인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받는 지원 외에는 사실상 아리바이오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기준 아리바이오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약 9억원에 불과하다.

아리바이오가 올해 사용한 임상비용만 약 5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연말까지 약 67억원의 추가 임상비용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룩스가 지난 17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내년에 임상비용으로 약 453억5989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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