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식습관, 여든까지 가는데…우유 피하는 아이, 어쩌죠?

정심교 기자
2025.11.14 14:13
경기유치원은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우유교실'을 통해 아이들이 우유를 즐겁게 배우고 친근하게 느끼는 데 주력한다. /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우유는 신체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우유에 풍부한 단백질·칼슘·비타민D는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필요한 영양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평소 우유 한 잔 마시기가 '평생 건강 관리'를 돕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권장한다. 전문가들은 유아기 식습관이 평생의 식습관을 좌우할 수 있어, 유아기에 우유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유아들을 위해 '우유교실'을 운영하는 유치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경기유치원은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의 '우유교실' 등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이들의 식습관 변화를 이끈다. 예컨대 아침 간식 시간에 우유를 제공하고, '우유마시기 도전 스티커판', '내가 만든 우유 레시피', '우유와 뼈 건강 실험' 등 놀이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들이 우유를 공부나 의무가 아닌, 즐거운 놀이와 학습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게 우유교실의 취지다.

경기유치원 이유임 원장이 유아 대상 우유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경기유치원 이유임 원장은 "유아는 맛보다 '의미'에 반응한다. 우유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유 관련 프로그램을 체험하면 스스로 마셔보려는 아이가 많다"며 "견학, 교육 활동 이후 부모에게 '우유를 사달라'고 말하거나, 우유 간식을 요청하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이곳 김혜정 영양사는 유아기의 우유 섭취를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닌 식생활 습관 형성의 과정으로 본다. 김 영양사는 "우유는 칼슘·비타민D·단백질을 통해 성장기 뼈와 근육 발달에 필수적"이라며 "정해진 시간에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경험은 생활 리듬을 형성하고, 이는 평생의 건강 습관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영양사는"식습관은 초등학교 입학 전, 유아기부터 이미 굳어진다"며 "하지만 유아기에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면 우유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쉽다"고 언급했다.

실제 우리나라 청소년은 우유 같은 건강식보다 에너지음료 같은 고카페인 음료에 빠르게 길들여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가운데 고카페인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비율은 2015년 3.3%에서 2024년 23.5%로 빠르게 늘었다. 특히 고등학생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중학생의 2배에 가깝고,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도 가당음료와 가공식품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달콤하고 자극적인 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확산하며 성장기 영양 불균형이 심해진 셈이다.

경기 고양시 소재 경기유치원은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우유교실'에 참여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우유교육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이유임 원장은 "과거와 달리 카페에서 음료를 즐기는 부모 세대 문화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달콤한 음료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자극적인 맛을 더 찾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경계·거부감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김혜정 영양사는 "최근 들어 유아의 아침식사 결식률도 부쩍 늘었는데,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단순히 키 성장 저하뿐 아니라 평생의 건강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기는 초등학교 저학년보다 식습관과 식생활 교육이 더 중요하며, 유아기 교육시설에도 우유 관련 정책과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곳 유치원은 우유 섭취 권장의 의미를 '식습관 교육의 연장선'으로 본다. 이 원장은 "유아기에 우유 섭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초·중·고 시기에도 건강한 식습관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유교실은 아이에게 우유를 억지로 마시게 하는 게 아닌, 즐겁고 자연스럽게 우유와 친숙해지도록 돕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꼭 우유가 아니더라도 요구르트·치즈 등 유제품으로 우유와 친해지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김혜정 영양사는 앞으로의 우유 교육이 단순히 우유를 마시게 하는 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건강한 미각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만들기 위해 우유의 '가치'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아기 우유 섭취는 청소년기 영양 균형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라며 "빵·우유를 함께 제공하거나 요리에 우유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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