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신약 'CKD-510'이 심방세동 치료제로의 효능을 확인하는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했다. CKD-510은 근원적 치료가 불가능했던 심방세동 치료제 시장에 한 획을 긋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에 따라 종근당의 기업가치도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제약업계, 글로벌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최근 노바티스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경구용 제형인 'PKN605'의 심방세동 부담 감소 효능과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을 평가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에 들어갔다. 이 연구는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지역에서 진행된다.
PKN605는 종근당이 2023년 11월 노바티스에 13억500만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인 CKD-510이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 5월 노바티스가 CKD-510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해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으로 500만달러(약 69억원)를 받는다고 공시했다.
CKD-510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다. HDAC6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말초신경계 축삭(신경 연결부) 수송 기능을 개선하고,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을 막아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받았다. 이를 노바티스가 심방세동 치료제가 개발하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CKD-510이 기존 약물과 달리 심방세동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심방세동(항부정맥제, 이온채널) 치료제는 근원적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CKD-510은 HDAC6이라는 신규 기전으로 기존 이온채널 심방세동 치료제의 효능을 뛰어넘는 근원적 치료 목적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CKD-510 개발이 진전되면서 신약 가치가 반영돼 종근당의 기업 가치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CKD-510의 구체적 개발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가치가 기업가치에 추가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심방세동 치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5억5000만달러(약 24조3600억원)로 평가됐다. 2025년 172억4000만달러(약 25조3800억원)에서 2032년 234억9000만달러(약 34조5800억원)로 증가해 연평균성장률(CAGR) 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은 심장 내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미세하고 불규칙하게 뛰면서 분당 150회 이상의 맥박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심방세동으로 심박수가 빨라지면 숨찬 증상을 동반한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심방이 수축하지 못하면서 혈전이 잘 생기게 되는데, 혈전이 이동해 뇌혈관을 막게 되면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하게 된다. 대한부정맥학회가 펴낸 '한국 심방세동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심방세동 환자 수는 94만63명으로, 2013년 43만7769명에서 9년 만에 2.15배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