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제약 수출, 관세 25% 부과 시 1.6조~4.2조원 감소 전망"

박미주 기자
2025.11.24 16:28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제약바이오 산업, 25% 관세만 부과해도 괴멸적 타격 예상"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이 2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제약 수출액이 지난해 대비 최대 28억5400만달러(약 4조2000억원)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관세 부과로 제약바이오 산업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이 2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5 KPBMA 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25% 관세만 부과해도 괴멸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한국이 의약품 관세 15%를 부과받고 다른 나라가 50% 관세를 받는다고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제약산업의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이 상승할수록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는 "의료용품산업의 경우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9.6으로 매우 높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2023년)도 비슷하게 제약 산업의 대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11.1로 추정한 바 있다"며 "미국 전체적으로 가격 탄력성은 4 정도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김 부연구위원이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일본의 관세는 15%이고, 미국이 전체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제약 수출액은 지난해 43억1600만달러(약 6조4000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이 협상을 할 경우 대미 제약 수출액은 32억38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로 지난해 대비 10억78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한국이 협상하지 않을 경우 대미 제약 수출액은 14억62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로 지난해 대비 28억5400만달러(약 4조2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나라의 제 232조에 따른 관세가 200%가 될 경우 한국의 대미 제약 수출액은 한국의 협상이 있을 경우 36억9800만달러(약 5조5000억원),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16억7200만달러(약 2조50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 발표 자료

김 부연구위원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제 232조 25% 관세 부과)를 가정한 뒤 협상 유무를 비교하면 대략 18억달러(약 2조7000억원) 정도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손해를 절감할 수 있다"며 "한국은 협상을 하지 않은 국가의 제 232조 관세가 상승할수록 더욱 이득을 보긴 하지만 관세율이 50%를 상회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실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250%의 다양한 숫자를 이야기했으나 50% 이상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50% 이상을 관세로 부과하더라도 시간을 주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232조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미국 시장을 위해서라면 생산네트워크 조정을 통한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직접적인 대미 투자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급격한 관세 인상의 위험성과 미국의 약 부족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제약품 제조가 그나마 수입 의존도가 낮지만(30%),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군인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다(50%)"면서 "단기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며, 최대한 천천히 단계적으로 관세를 시행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약 부족은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원료가 부족한 것이 핵심으로 이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의제를 제시하며 제 232조 관세에 필요할 수 있는 추가 협상에 대비해볼 수 있다"면서 "활성성분을 공동으로 확보하거나, 물류 체계를 개선하거나, 생산 중단되는 약 제조를 위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 및 생산여력 확보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제약·바이오 관련 무역코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HS 6단위를 통해 품목을 분류하고 있으나 원료가 복잡한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해당 코드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한국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다른 국가와의 협력 의제 발굴을 위해 HS코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소재는 전용 HS코드가 선별돼있는 상황"이라며 "제약·바이오 산업은 이재명 정부 들어 주요 산업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에 대한 위상 강화와 분석 정체 해소 등을 위해 코드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