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손목·발목을 다치는 건 물론, 심하면 고관절·척추도 손상당합니다. 그중에서도 조심해야 할 부위가 엉덩이뼈, 즉 '고관절'입니다. 실제 지난 4일 첫눈이 내린 이후 얼어붙은 길에 엉덩방아를 찧는 낙상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빙판길 낙상사고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게 '고관절 골절' 즉,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상황입니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져 통증이 극심하게 발생하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때문에 수개월 동안 누워 지내야 하는데, 폐렴·욕창·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 고관절 골절 후 수술받은 환자가 누워지내다가 1년 내 사망할 확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집계됩니다. 그렇다고 고관절 골절을 아예 방치했다간 1년 내 사망률이 25%, 2년 내 사망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사망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뻔해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굽혀 다리 아래에 베개를 두고 눕는 자세가 도움 되며, 초기 통증은 냉찜질과 소염제 복용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빙판길에서 넘어졌다면 통증이 심하든 약하든 병원을 방문해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빙판길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행동은 넘어졌을 때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게 해 부상을 악화할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천천히 걷되 보폭을 좁히면 보행 시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 됩니다.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고무창 신발을 선택하고, 지나치게 긴 바지나 헐렁한 옷처럼 발에 걸려 보행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를 미리 조정하는 것도 안전 확보에 필수입니다. 한파·폭설 등으로 낙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날엔 외출을 자제하되, 꼭 이동해야 할 땐 난간·지지물을 활용해 보행 안정성을 높여야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