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또는 공중화장실에서 대소변을 본 후 '비데(bidet)'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청소·관리하지 않은 비데를 사용했다간 되레 세균·곰팡이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한국화장실협회와 서울대 미생물연구소가 서울 시내 공중화장실의 변기 좌대(시트)에서 병원균의 서식 정도와 오염도를 측정했더니 대장균 17종, 살모넬라균 9종, 포도상구균 5종 등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세균은 좌대 1개당 평균 71마리가 검출됐고, 10㎠(가로 10㎝, 세로 10㎝) 면적에서 발견된 세균은 3800마리였습니다. 이는 지하철 손잡이보다 11배나 많은 양입니다.
이런 변기에 비데가 설치됐다면 비데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비데를 제대로 청소하려면 비데를 분해해 노즐 주위의 곰팡이, 중금속 녹, 수돗물 염소 등을 닦아내야 합니다. 락스를 묻혀 노즐 겉 부분을 씻었더라도 충분히 헹궈주지 않으면 락스 성분이 비데수와 섞여 몸에 분사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은 요도·질과 항문 사이의 거리가 남성보다 짧습니다. 따라서 대변을 본 여성이 비데를 사용할 때 물줄기 방향이 항문을 지나쳐 앞쪽까지 향하면 대변 속 병원성 세균이 든 물방울이 방광염·질염 등 감염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공중화장실에서 사생활을 중시하는 여성은 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안쪽 칸을, 남을 개의치 않는 남성은 문에서 가장 가까운 칸을 선호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메흐멧 오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 측정 결과 여성화장실은 첫 번째 칸이, 남성화장실은 마지막 칸이 가장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한국화장실협회, 서울대 미생물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