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셀, 머크도 발목 잡힌 'B7-H3' ADC…'오파스'로 판 흔든다

김선아 기자
2025.12.23 16:36

머크-다이이찌산쿄 B7-H3 ADC 임상 중단 계기로 'ILD 리스크' 재조명…링커 안정성 한계 부각
안정성 높은 인투셀의 '오파스' 플랫폼 주목…해당 기술 적용된 B7-H3 ADC도 임상 1상 진입

B7-H3 타깃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현황/디자인=김다나

머크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개발 중인 B7-H3 타깃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임상이 중단되면서 ADC 약물에 내재된 안전성 문제가 재부각되고 있다. 링커 안정성이 이러한 문제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독자적인 링커 기술 '오파스' 플랫폼을 보유한 인투셀에 관심이 모인다. 내년에 오파스가 적용된 B7-H3 ADC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임상 데이터가 확인되면 플랫폼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머크와 다이이찌산쿄는 최근 공동개발 중인 B7-H3 타깃 ADC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DXd)의 소세포폐암(SCLC)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망을 의미하는 5등급 간질성 폐질환(ILD) 발생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머크가 SCLC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추진 중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DC 약물의 ILD 부작용은 '링커'의 안정성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링커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와 암세포를 사멸하는 '페이로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ADC의 필수 구성 요소다. 암세포가 아닌 곳에서 링커가 끊어질 경우 강한 독성을 지닌 페이로드에 의해 정상세포가 손상되며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

ADC를 연구하는 업계 전문가는 "원숭이 실험에서 '데룩스테칸'(DXd)이란 약물만 투여했을 때는 폐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데 DXd에 링커가 달린 ADC 완전체를 투여하면 ILD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ADC 약물이 타깃이 아닌 곳에 비선택적으로 들어가는 문제가 발생한 뒤 폐에 있는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링커가 끊어지면서 방출된 약물이 폐의 정상세포들을 죽이는 게 아닐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내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에 의해 끊어지는 펩타이드 링커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라 펩타이드 링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긴 어렵다"며 "중국 업체들은 이미 검증된 링커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개선했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구조를 완벽하게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펩타이드 링커를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인투셀이 B7-H3 타깃의 ADC 파이프라인 'ITC-6146RO'를 임상 1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B7-H3 타깃 ADC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인투셀의 파이프라인은 링커와 페이로드에서 모두 경쟁약물과 차별화했단 점이 특징이다. 링커는 자체 개발한 '오파스' 플랫폼 기술을, 페이로드는 페놀 계열의 듀오카마이신과 자체 개발한 'PMT' 기술을 활용해 선택성을 높였다.

오파스는 아민 계열뿐 아니라 페놀 계열 약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링커 기술이다. 혈액 내 안정성이 매우 높고 특정 조건에서만 약물이 떨어져 나가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마크로제닉스의 듀오카마이신 기반 B7-H3 ADC '보브라 듀오'는 불안정한 링커, 비선택적 결합 등으로 인한 독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임상 개발이 중단된 바 있다.

듀오카마이신 등 아민 계열 약물은 대부분의 ADC에서 활용되고 있는 토포아이소머라제1 저해제보다 약효가 강하다. 그만큼 해당 약물을 ADC로 개발할 경우 체내에서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인투셀의 오파스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다. 업계에선 대다수의 ADC 파이프라인이 비슷한 링커와 페이로드를 활용하고 있어 임상에서 ILD 부작용 등 비슷한 한계가 확인되고 있어 오파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투셀 관계자는 "ITC-6146RO는 체내에서 끊어지는 효소가 없는 오파스 링커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며 "인투셀이 개발한 PMT 기술도 적용돼 약물이 정상세포에 들어갈 확률도 굉장히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 임상 1상 중간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최대한 빨리 기술이전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