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당뇨병 첫 발병 나이가 어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20대 이하의 '젊은 당뇨병' 환자수는 2020년 4만6271명에서 2024년 5만9732명으로 5년간 연평균 6.6%씩 늘었다. 이는 60대 이상 증가율(5.6%)보다 1%포인트 더 가팔랐다. 중장년의 전유물로 여겨진 당뇨병이 젊어졌다.
특히 9세 이하, 10대, 20대의 연평균 당뇨병 증가율이 각각 8.3%, 7.3%, 6.3%로 나타나, 전 연령대 연평균 증가율(4%)을 크게 웃돌았다.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신동현 주임과장은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크게 는 건 불규칙한 식사와 정제당, 액상과다 섭취가 주된 이유로 추측된다"며 "배달음식, 고당도 음료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췌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운동 부족, 불규칙한 생활패턴이 몸속 염증을 늘려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단맛 음식에 길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어린이의 26.7%(2023년 기준)가 당을 과잉 섭취하고 있었다. 국민 전체 당 과잉 섭취자 비율(16.9%)보다 많았다. 이어 10대(17.4%), 20대(17%), 60대(16.2%), 50대(16%), 40대(14.8%) 순으로 당을 과잉 섭취했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생애 초기는 미각 선호도가 결정되는 시기인데, 이때 단 음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아이는 단맛에 대한 강한 선호를 발달시킨다"며 "한번 형성된 미각 선호는 바꾸기 어렵다. 어릴 때 단맛에 익숙해진 아이는 커서도 단 음식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탕후루에 이은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은 어린이·청소년의 당 중독으로 이어져 당뇨병뿐 아니라 당뇨병 합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지희 과장은 "성장기에 이런 음식을 즐겨 고혈당 상태가 반복되거나 혈당 변동이 큰 상태가 이어지면 성인이 됐을 때 눈·콩팥·신경에 당뇨병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며 "반대로 어릴 때부터 혈당을 잘 관리하면 이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설탕 부과금 도입이 논의되면서 첨가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올해 1월 발표된 '미국 식이지침 2025-2030'에서도 첨가당 제한을 핵심 내용으로 강조했다. 특히 이번 지침에서 주목할 부분은 '영유아 첨가당 섭취 금지' 권고안이다. 기존 지침에선 △2세 미만에게 첨가당이 포함된 음식을 금지할 것 △2세 이상은 하루 칼로리의 10% 이내로만 첨가당 섭취를 허용할 것을 권고했었다. 그런데 이번 2025-2030 지침에선 "출생부터 4세까지 첨가당을 완전히 피하라"고 명시했다. 첨가당으로부터의 보호 기간을 2년 더 연장한 것이다.
첨가당 과잉 섭취는 비만, 지방간염, 혈중 지질 이상, 혈압 상승, 당뇨병 등으로 이어진다. 류 교수는 "시판되는 요구르트, 딸기 맛 우유, 어린이 음료, 과자에 비타민·DHA 등이 포함돼 있다고 광고하지만, 막상 성분표를 보면 당류가 꽤 많은 제품이 적잖다"며 "건강에 좋은 영양소를 담았다고 홍보하더라도 첨가당이 들어있다면 어린이에게 먹이지 않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당뇨병의 대표 증상이 '3다(多)'다. 갈증이 심해 물을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을 자주 보고(다뇨) 자주 배고파 음식을 계속 찾는(다식) 증상이다. 하지만 성장기와 20대 젊은층에선 이런 증상이 미미하거나 단순히 피로감처럼 느껴져 당뇨병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다.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지희 과장은 "아이가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갑자기 주는 경우, 구토, 복통, 숨이 가빠지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의식이 처지는 경우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