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암 환자가 치료받기도 전에 간병비에 대한 부담감, 시술·수술받기 위해 휴가를 내야 하는 압박감 등에 시달린다. 이런 암 환자의 고민을 덜기 위해 국립암센터가 건물 내부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 공사 기간만 3년, 들인 비용만 1187억원(국비 233억원 포함)이다.
11일 국립암센터가 개최한 '부속병원 본관 리모델링 완공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리모델링은 단순히 노후 시설 개선의 의미를 넘어, 환자 중심의 암 진료와 근거 기반의 표준치료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적 혁신 프로젝트로 추진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2023년 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진행한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지하 1층~지상 10층)의 △병동 △외래진료실 △수술실 △첨단세포처리실 △중환자실 등 암 환자를 위한 핵심 진료 공간이 대폭 개선됐다. 노후화한 시설·설비를 교체하면서 암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만드는 데 공사의 초점을 맞췄다는 게 국립암센터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리모델링에서 주목할 점은 중증 암 환자를 위해 전체 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이날 이근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은 "타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율이 22.5%이지만 국립암센터는 이번 리모델링 후 병동 100%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다"며 "간병이 필요한 중증 암 환자가 간병비를 크게 아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연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은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 발병 호발 나이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고 40세 이전에서도 유방암 발병률이 늘고 있는데, 이 나이 때 자신을 간병해줄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유방암 치료 이후 관리할 때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큰 도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리모델링으로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의 전체 병상은 기존 560병상에서 599병상으로 39병상 추가했다. 그러면서도 다인실은 기존 5인실에서 4인실로 바뀌면서 입원환자와 보호자가 사용할 공간이 더 넓어졌다. 수술실은 15개에서 18개로 늘리고 '당일 전용 수술실'을 새로 구축했다. 환자가 내원 당일에도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기관지 내시경 로봇(ION), 다빈치 SP 로봇 등 외과 로봇 3대를 비롯해 최첨단 의료장비를 수술실에 잇따라 들였다. 이 부속병원장은 "환자에게 지체 없는 치료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는 암환자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도 이번 리모델링에 반영했다. 그 예로 '항암주사 낮병동' 병상 갯수를 늘려 암 환자가 6시간 이내 항암 주사를 맞고 귀가할 수 있게 했다. 또 '시술 낮병동' 병상을 늘린 덕에 암 환자가 중심정맥관을 심거나 배액 치료, 자궁경부암 전 단계 환자의 자궁벽 긁어내기(자궁경부 원추절제술), 후두 절제술, 투석 적 혈관성형술 같은 일부 시술을 당일에 빠르게 받는 환자가 늘 전망이다. 이 밖에도 통원치료센터(119병상) 신설과 주사실 예약제 도입을 통해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진료서비스 품질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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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의 공공의료 기능도 강화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은 13병상에서 18병상으로 늘렸고, 소아암 환자·가족을 위한 쉼터를 별도 마련했다. 양한광 원장은 "희귀암 진료 전문 인력을 확충해 수익이 낮지만 국가중앙암병원으로서 책임져야 할 고난도 치료 분야에 대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암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전문적 돌봄을 제공하는 암 치료 표준을 선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국립암센터는 총 462억원 규모의 '혁신항암연구센터'건립을 통해 맞춤형 암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공공임상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연구를 강화해 세계적 수준의 암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또 200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입자방사선 치료인 양성자치료 설비에 더해 2027년 완공 예정인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해 정밀 암 치료 기술을 고도화하고, 소아암·안구암·식도암 등 민간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고난도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