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 최장 연속 근무 시간을 기존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한 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수련병원 교수들 사이에선 이러한 규제가 전공의 수련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 상한을 24시간 이내로 정하고 임신한 전공의 보호 조항 등을 담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개정안이 오는 21일 시행된다. 법 위반 시 수련병원장은 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전공의들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보면서도 주당 수련 시간 상한의 실질적 단축이 우선이란 의견이 나온다. 현재 전공의의 주당 근무 시간은 80시간 이내다. 수련 시간 상한 단축은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지속해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비수도권의 한 병원 소속 전공의 A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전공의에게 당직을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연속 근무와 불완전한 휴식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법안 방향은 의미 있지만 실질적 수련 시간 단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오는 22일 의정 관계자가 참여하는 국회 토론회를 열고 수련 환경 개선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공의노조는 "근로실태조사 결과, 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 미참여 병원 전공의가 응답자 중 45.2%(458명)"라며 "이 중 41.7%(191명)가 법정 수련 시간 상한선인 80시간을 초과해 근무 중이라고 답하는 등 전공의법 위반은 구조적으로 만연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반면 수련 병원 교수들 사이에선 전공의법 개정안이 외려 수련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법안은 '응급상황' 발생 시에만 법정 연속 근무 시간보다 긴 28시간까지 연속 근무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이 경우 입원 환자 관련 주요 활동이 집중된 아침 시간에 전공의와 필요한 논의를 할 수 없게 된단 지적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전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본지에 "주간 근무와 야간 당직을 한 전공의는 근무 24시간을 채워 다음 날 아침 바로 퇴근해야 한다"며 "회진, 입원 환자 계획 수립, 전공의 교육, 콘퍼런스 등 주요 활동이 있는 아침에 (전공의)공백이 생기고 결국 환자 진료 연속성과 전공의 수련 지속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일본은 24시간 근무 후 추가 4시간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며, 이 시간 전공의는 인수인계와 교육적 피드백 등 수련에 필요한 내용만 수행한다"며 "(추가 근무 가능 사유를)응급상황으로 제한하지 말고 '인수인계와 교육 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련병원 교수는 "근무를 마친 전공의와 아침에 인수인계 관련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응급상황에 해당하지 않아)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1인당 환자 수를 줄이는 등 여러 대안이 있음에도 근무 시간에만 치중된 법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주당 근무 시간을 72시간 이내로 줄이는 단축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오는 27일까지 모집 중이다. 응급상황, 교육 목적, 인수인계 등 불가피한 수련과 근무 발생 시엔 주당 8시간이 추가로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