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결핵 환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만성질환자나 65세 이상 고령층 등 특정 환자군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만성질환을 앓는 결핵 환자의 경우 치료 결과가 좋지 않거나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세계 결핵의 날인 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결핵 환자 수는 1만7070명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정점을 기록한 2011년(5만491명) 이후 지난 14년간 66.2% 감소한 수치다.
결핵은 대표적인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 결핵 환자가 기침·재채기할 때 나온 결핵균이 주변 사람의 폐로 들어가 감염이 발생한다. 2주 이상 기침이 이어지고 체중 감소와 발열, 야간 발한 등 증상이 있다면 결핵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환자 수는 감소세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선 여전히 결핵 발생·사망률 최상위권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38개국) 중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3위다.
특히 만성질환을 동반한 결핵 환자라면 일반 결핵 환자 대비 치료 결과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단 연구 결과도 있다. 가톨릭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연구진이 2019~2021년 국내 폐결핵 환자 10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집단) 분석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는 폐결핵 환자는 당뇨병 없는 결핵 환자 대비 치료 예후가 불량할 위험이 약 1.6배 높았고 △당뇨병 합병증이 있는 경우 그 위험은 약 1.8배까지 확대됐다. 사망 위험은 당뇨병 합병증을 동반한 폐결핵 환자는 2.5배,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치료받지 않은 폐결핵 환자의 경우는 4.7배 더 높았다.
고령층 환자의 집중 관리도 요구된다. 지난해 65세 이상 결핵 환자는 1만669명으로 전체 결핵 환자 중 62.5% 비중을 차지했다. 이 연령대의 결핵 발생률(10만명당 101.5명)은 65세 미만 결핵 발생률(10만명당 15.8명) 대비 약 6.4배나 높다. 실제 정부·민간의료기관이 함께 하는 '민간·공공협력 결핵관리사업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환자 치료 성공률은 72.7%로 65세 미만(88.4%) 대비 낮고, 사망률은 21.4%로 65세 미만(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을 동반한 사례라면 진단 지연 위험도 있다. 예컨대 폐의 동일 부위에 결핵과 폐암이 함께 있어도 객담(가래) 미생물 검사만 시행하면 결핵균 양성 소견만 확인된다. 반대로 암 병변 조직 검사만 진행하고 결핵균 검사를 하지 않으면 결핵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암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더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민진수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 치료에선 항결핵제를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처방 기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치료 중단은 재발이나 약제내성 결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핵은 무증상 단계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 치료가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전파 가능성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다"며 "국가건강검진 기반의 무증상 결핵 조기 진단과 진단 이후 지속적이고 표준화된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