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폐 DNA 망가뜨려…문 닫고 요리하지 말아야" 폐암 명의의 경고

"미세먼지가 폐 DNA 망가뜨려…문 닫고 요리하지 말아야" 폐암 명의의 경고

정심교 기자
2026.03.24 16:01

[인터뷰] 김문수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게 암이다. 그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게 폐암인데, 폐암 증가세가 심상찮다. 특히 흡연과 상관없던 여성에게서 증가율이 가파른데, 다행히 2028년부터 국가폐암검진 문턱이 낮아지면서 '숨은 폐암환자'를 찾아낼 가능성이 열렸다. 국내 '폐암 명의'로 평가받는 국립암센터 김문수 폐암센터장에게서 폐암이 증가한 배경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김문수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이 폐암 발생 기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암센터
김문수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이 폐암 발생 기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암센터
Q. 폐암을 새로 진단받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폐암은 노화와 관련 깊다. 우리나라는 2024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에 접어들면서 덩달아 폐암 환자도 남녀 모두에게서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20년 10만2843명에서 2024년 13만2914명으로 4년 새 29.2% 늘었다. 특히 이 기간에 남성 폐암 환자는23.3%(6만4193명→7만9161명)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여성 폐암 환자가 39%(3만8650명→5만3753명)나 늘었다. 여성 폐암 환자가 증가한 건 미세먼지에 노출되거나, 요리 시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도 이유이지만 여성의 개인 검진(종합건강검진)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숨은 폐암'을 일찍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요인일 것으로 본다."

Q. 미세먼지가 폐 건강을 망가뜨리는 기전은.

"요즘 맑은 공기 쐬는 게 드물어졌을 정도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연중 높은 수준을 이어간다. 미세먼지 속에는 많은 발암물질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물질이 섞여 있다. 이런 물질들이 폐 세포의 DNA를 망가뜨리고, 만성 염증을 만들면서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폐암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가급적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요리할 때도 미세먼지가 포함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음식을 태우거나, 요리할 때 환기를 소홀히 하면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Q. 폐암 국가검진 대상이 확대되면 기대되는 효과는.

"현행 국가암검진에서 폐암 검진 대상자는 30갑년(하루 1갑씩 30년간 흡연 또는 2갑씩 15년간 흡연) 흡연력을 가진 사람 가운데 54~74세에 한정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유럽 등에선 다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폐암검진 대상자 기준을 20갑년 흡연력의 50세 이상으로 낮추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폐암검진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오는 2028년부터는 폐암 국가암검진 대상이 20갑년(하루 1갑씩 20년간 흡연 또는 2갑씩 10년간 흡연) 흡연력을 가진 50세 이상으로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검진 대상이 확대되면, 폐암 조기발견자 수도 증가할 것이다. 특히 최근 급증한 여성 폐암 환자는 폐의 말단 부위에 생기는 선암(폐선암) 형태가 많은데, 선암은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므로 일찍만 발견해도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

Q. 폐암 환자의 생존율, 과거보다 높아졌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6.9%), 유방암(94.7%)이 암종 중에서 높은 생존율을 보였지만, 폐암(42.5%), 간암(40.4%), 췌장암(17%)은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폐암 생존율은 2001~2005년 대비 2019~2023년에 생존율이 25.9%p 상승했는데, 암 중에서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이처럼 폐암의 치료성적이 개선된 큰 이유는 저선량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한 조기진단률이 높아지면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조기에 진단(국한)된 암 환자의 생존율은 92.7%이지만, 원격전이로 진단되면 생존율이 27.8%로 낮아진다. 폐암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저선량 폐 CT를 통해 조기 진단하는 게 폐암을 예방하고, 좋은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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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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