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주총 등판' 서정진 "주주께 사과, 실적으로 가치 제고"

정기종 기자
2026.03.24 15:00

11년 만에 의장 자격으로 주총 지휘…공장 증설·신약 확대 등 성장 전략 제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 불만족' 현장 주주 달래기 적극 소통 집중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3년 만에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을 만났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중동발 대외 변수와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주가 상황 등을 고려해 총수가 직접 등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은 24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 열린 제 35기 정기주총에 의장으로 참석, 상정 안전을 처리하고 주주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 회장이 정기 주총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의장으로서 주총을 지휘한 것은 11년 만이다. 이날 주총은 서 회장 지휘 아래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정관 변경 △이사 선임(기성우·신민철·고영혜·최원경·최종문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이중재·윤태화·고영혜·최원경·최종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사주 소각 등 전체 안건이 빠르게 원안대로 가결됐다.

빠르게 상정 안건을 처리한 서 회장은 주주들과의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주된 불만사항은 부진한 주가였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달 말 최근 3년 새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에서 상대적 부진으로 주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서 회장은 주주들의 불만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히며 성과를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제고를 다짐했다. 생산시설 및 파이프라인 확대부터 자사주 소각, 현금배당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주총 시작 전 1조2265억원을 투자해 총 18만리터 규모의 송도 4·5공장 증설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4·5공장에는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스마트 팩토리 기술 적용은 물론, 로봇 투입도 고려된다. 또 당초 6만6000리터였던 미국 브랜치버그 생산시설 증설 규모 역시 늘어난 7만5000리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원료의약품(DS) 생산능력은 기존 31만6000리터에서 57만1000리터로 대폭 확대된다. 완제의약품 공정에서 추가 투자를 단행해 현재 연간 650만바이알에서 1050만바이알로 생산능력이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영업익 분기별 성장해 연간 1.8조 목표…차세대 비만신약, 5월 허가용 동물실험 돌입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4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서 회장은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1분기 300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4000억원 △3분기 5000억원 △4분기 6000억원 등 올해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서 회장은 "지난해 환율의 경우 1달러당 1420원, 유로는 1610원이 평균치 였는데 현재 달러는 1499원, 유로는 1737원으로 수출 중심기업인 회사에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올해 추가되는 신제품들의 경우 4분기엔 모든 제품이 시장에 유통될 예정으로 만족할만한 숫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산업계 변수가 되고 있는 중동 이슈 역시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 만큼, 주주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매출과 영업이익을 잘 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인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항체-약물접합체(ADC) 9종을 비롯해 총 23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비만신약 3종 중 1종은 오는 5월 허가용 동물임상에 돌입, 연내 데이터를 도출하고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서 회장은 "회사가 개발 중인 비만신약은 4세대로 같은 세대 중엔 앞서 있는 편"이라며 "내부적으로 확신이 있어 허가용 동물임상에 돌입했으니 관련 데이터를 흥미있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위한 현금배당 결정도…"올해 세후 이익 3분의 1 현금배당"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선 적극적인 현금배당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당분간 셀트리온홀딩스 상장과 관련된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단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 및 신약 등 사업적 집중을 통해 시장에서 회사가 제대로 평가받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날 주총 후 열린 이사회를 통해 1조7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911만주를 다음달 1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총 발행주식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 회장은 "올해 세후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현금배당하고, 나머지는 각각 투자와 현금유보에 활용할 것"이라며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 역시 추진해봤지만, 국내에서 할 계획이 없고 투자 회사의 나스닥 상장은 불가능 한 만큼 한동안 이를 다시 추진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기업가치 평가로 인한 주주분들의 고통을 십분 이해하며, 미안한 마음을 잘 알고 있어 오늘 직접 사과하고자 자리했다"라며 "실적으로 가치를 평가받도록 만들기 위해 분기별로 성장하고, 내년 역시 20~30% 성장해 주총이 축제 분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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