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환자 치료제한, 보험사 이익에만 부합"

정심교 기자
2026.03.27 04:05

정부 '최대 8주' 개정안 추진
환자권익단체 "보상권 박탈"
한의사協 "데이터 근거없다"

숫자로 보는 교통사고 경상환자 진료 현황/그래픽=윤선정

교통사고 경상(상해등급 12~14급) 환자가 보험사로부터 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기간을 '최대 8주'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정부가 추진하자 한의사 집단과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강하게 반발한다. 반면 의사들은 개정안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26일 당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은 각각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보험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예고했다. 이들 개정안엔 경상환자의 치료기간을 8주로 제한하고 '향후 치료비'는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국토부는 한방병원 과잉진료를 줄이기 위해 지난 1년간 '8주룰' 도입을 추진했다. '8주룰'이란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장기치료를 원할 경우 별도 심사위원회의 인정을 거치도록 해 과잉진료를 줄이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두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통사고 환자는 8주 이후에도 치료를 계속 받기 위해선 직접 진단서와 소견서를 떼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또 진단서와 소견서를 제출한 후 심사기간에 발생하는 치료비는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심사가 반려되면 개인이 보험사를 상대로 다툴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소송이 유일하다.

이를 두고 교통사고 환자 권익단체인 자동차보험환자치료권익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향후 치료비'는 연간 교통사고 피해자 150만명에게 지급된 비용"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토부 추산 '향후 치료비'인 1조4000억원 규모의 대부분이 보험사의 이익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연대의 정희원 대표는 "두 개정안은 전체 교통사고 피해자 95%의 보상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조치"라면서 "정부가 국민의 피해를 외면하고 보험사의 이익에만 부합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토부와 금감원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교통사고 환자들은 아파도 사실상 8주까지만 치료받을 수밖에 없다. 교통사고 환자가 8주 후에 통증을 호소해도 환자 스스로 공식서류를 통해 통증을 입증하지 못하면 추가진료를 받을 수 없다. 앞서 국토부는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90%가 상해일로부터 8주 이내 치료를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경상환자의 통상 치료기간을 8주로 설정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수 한의협 보험이사는 "국토부의 '8주 이내 경상환자 90%의 치료완료' 주장은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와 차이가 날 뿐 아니라 보험사 측이 보유한 각종 자동차 사고 관련 데이터도 조사방법에 따라 수치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의사들은 "자동차보험 '8주룰'을 연기한 데 대해 규탄한다"며 정부가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한방진료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8주 이상 진료받는 경우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로 국민건강보험과 민영보험의 재정을 갉아먹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한 후 올해 4월1일부터 반드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의계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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