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폭염경제 핫 노멀]③

서유럽에서 폭염으로 사상자가 속출한 데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 발생이 예측되면서 전세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역대급 엘니뇨는 전세계 농업 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식품 원자재 가격이 16%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인플레 중에서도 폭염에 의한 물가상승 즉 히트플레이션이 현실이 되고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기후예측센터(CPC)는 1950년 이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 태평양에서 발생할 확률이 81%에 달한다고 밝혔다. 엘니뇨가 내년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97%로 거의 확실시됐다고 덧붙였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의 강도에 따라 전 세계 식품 원자재 가격이 최대 15.8%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니뇨는 태평양 중·동부 열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평균보다 섭씨 2도 상승하면 '슈퍼 엘니뇨', 2.5도 이상 상승하면 '고질라(Godzilla) 엘니뇨'로 불린다. 기록적인 폭염, 홍수, 폭풍우 등 이상 기후를 발생시켜 농업 생산량과 직결되는 기상이변이다.

엘니뇨 현상은 이미 작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인도에서 몬순(우기) 기간을 건조하게 만들어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 강우량의 25%만 비가 내렸다. 평년의 약 50%의 강우만 내린 인도 중부 일부 지역에서는 밀, 쌀, 사탕수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인도 정부는 설탕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9월까지 설탕 수출을 금지했다.
전세계 농작물 생산지에서 작물별 파종·성장·수확기 차이에 따라 이번 엘니뇨의 여파는 2028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농작물 운송에 사용되는 운하와 강물의 수위도 변수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은 이로 인해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이 14.3%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3420억달러(약 513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발행한 경제 보고서에서 "연말 엘니뇨 현상의 강도 상승 우려로 코코아 가격이 상승했다"며 "극심한 기상 현상과 더불어 기후 위기가 더 광범위하게 전개되면서 식량 가격은 예상보다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ECB는 지난 2024년 121개국의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후위기로 인해 2035년 연간 식품 물가상승률과 전세계 물가상승률이 각각 3.2%포인트, 1.18%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가 이란 전쟁과 겹쳐 인플레이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소비자와 기업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져 임금 인상 요구를 부추기고 물가 전가 효과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농작물 공급망이 끊기면 통화정책만으로 공급 충격을 해소할 수 없어서 높은 금리 수준이 고착화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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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일부 농부들이 이란 전쟁발 에너지 공급망 충격으로 산업용 비료를 다른 제품으로 대체해서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는 데 엘니뇨 현상이 겹치면 여파는 더 커질 것"이라며 "이미 많은 식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