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이 "지난 1월 건양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해당 교수에 대한 '견책' 처분에 대해 "징계 재심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27일 전공의노조는 관련 성명서를 통해 "건양대병원은 교수의 전공의 폭행 사건에 대해 석 달 가까운 논의 끝에 최하 수준의 경징계인 견책(구두 경고 수준)을 결정했다"며 "전공의를 보호할 최소한의 의지조차 없는 병원에서 어떻게 교육·수련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전공의노조 등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1월8일 건양대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노조는 "피해 전공의는 환자 진료 건으로 가해 교수에게 7회 이상 연락했으나 (교수가)받지 않았고 5시간 후인 낮 12시쯤 응급실에 도착해 대처가 미흡했단 이유로 (전공의의)옆구리를 가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는 피해자가 업무 배제돼 퇴근 준비를 하던 중 따로 호출해 자신의 폭력에 대해 '교육 목적이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피해자는 현재 정신적 고통을 호소 중"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노조는 사건 다음 날인 같은 달 9일 공문을 보내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 직무 배제 △중징계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건양대병원 측은 해당 교수가 폭력방지위원회를 거쳐 교원인사위원회에 회부될 것임을 구두로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 10일과 20일 두 차례 공문을 통해 지지부진한 징계 경과와 수위에 대해 질의했으나, 병원 측은 관련 위원회 개최 일정만 나열할 뿐 시간만 끌며 의지 없음을 드러냈다"며 "지난 25일 이사회는 견책 처분을 최종 의결했다. 건양대병원은 전공의노조가 사전에 제기한 문제를 인지하고도 이를 외면한 채 최소 수준의 징계로 사건을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건양대병원이 노조 측에 보낸 공문에 별도 첨부된 답변서에 따르면 병원은 △1월8일 사건 당사자(전공의-교수) 간 분리 조치 △1월12일 인사팀 이관 △1월21일 폭력방지위원회 △2월11일 교원인사위원회 △3월25일 재단 정관에 따라 최종 의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징계 수위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고 노조는 전했다.
전공의노조는 견책 처분에 대해 "전공의에 대한 폭력을 용인하는 신호일 뿐 아니라 사용자로서의 보호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가해 교수가 사후에 해당 행위를 교육 목적이라고 설명한 점을 고려하면, 병원이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하지 않은 것은 향후 유사 행위에 대한 사실상의 면허 부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응급실에서 일어난 의사에 대한 폭력이자 교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폭력"이라며 "피해 전공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도제식 교육의 장막 안에 갇힌 모든 전공의의 처지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건양대병원 측에 △전공의 폭행 사건 및 부실한 징계 결과에 대한 사과문 게재 △즉각적 재심의 회의 개최와 재심의 사유 및 일정 공개 △전공의 대상 폭력 근절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건양대병원과 건양교육재단에서 이달 내 명백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료법 위반 고발, 직장 내 괴롭힘 진정,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요청, 보건복지부를 향한 수련병원 박탈 요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강제적 조치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