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내도 성과급 4억?…'과반 유지' 노조 무리수에 삼성 협상 진통

적자 내도 성과급 4억?…'과반 유지' 노조 무리수에 삼성 협상 진통

박종진 기자
2026.05.19 09:52

노조, 성과급 분배 비율 '부문 70%, 사업부 30%' 주장…사측 "성과주의 훼손"

(세종=뉴스1) 오대일 기자 =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 회의에 참석하며 '노사공영'이라고 적힌 액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5.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오대일 기자 =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 회의에 참석하며 '노사공영'이라고 적힌 액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5.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오대일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앞두고 마지막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 보다 많은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반노조 유지를 위해 적자 사업부 조합원 이탈을 막고 전체 성과급 재원이 되는 '영업이익 N%' 비율도 더 끌어올리겠다는 뜻인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어지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에서 성과급 재원의 '부문·사업부 배분 비율'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조는 '부문 70%, 사업부 30%'의 비율로 분배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재원의 70%를 반도체(DS)부문 전체가 나누고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가 나머지 30%를 나눠가지는 구조다. 노조의 주장을 반영해 성과급 재원을 45조원(영업이익 300조원의 15%)으로 가정하면 적자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직원들도 약 4억원의 성과급을 챙길 수 있다.

물론 기록적 실적을 낸 주역들인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 이 때문에 노조는 '영업이익 N%'의 비율도 더 높이려고 버티는 중이다. 전체 파이를 키워서 메모리사업부의 불만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협상 등에서 '부문 40%, 사업부 60%' 등 실적을 낸 사업부에 보상을 집중해야한다고 밝혀왔다. 공통 분배하는 재원이 많아지면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상당한 성과급을 가져가게 돼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된다는 우려다.

당장 직원들의 불만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사내 게시판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스스로를 반도체연구소 소속이라고 밝힌 어떤 이는 "선단 공정 개발은 우리가 메모리보다 더 치열하게 매달려왔지만 실제 돈을 버는 곳이 메모리인 만큼 메모리가 더 많이 받는 것은 납득한다"면서도 "만년 적자를 내는 시스템LSI·파운드리가 부문 재원으로 메모리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직원은 "적자 사업부는 내년에 실적을 개선해서 챙겨받으면 되는 것이지, 흑자 사업부와 같은 수준으로 받아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여명구 삼성전자 사측 대표(오른쪽)와 최승호 노조측 대표가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2차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가운데는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5.18. ppkjm@newsis.com /사진=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여명구 삼성전자 사측 대표(오른쪽)와 최승호 노조측 대표가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2차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가운데는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5.18. [email protected] /사진=

이번 성과급 이슈에서 아예 소외된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갈등도 불가피하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경우 흑자를 냈지만 적자를 낸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직원들보다 턱없이 적은 성과급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무리수를 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협상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DX부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약 4000명이 탈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탈퇴가 승인될 경우 조합원 수는 6만7000명대로 급감하게 된다.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약 6만4000명대다. 즉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등에서도 추가 탈퇴 행렬이 이어지면 과반 노조 지위가 위태로워진다.

노노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전날 온라인 대화방에서 DX부문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전날 저녁 텔레그램 '초기업 소통방'에서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라며 "DX 솔직히 못해먹겠네요"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 갈무리돼 직원들 사이에 퍼졌다. 최 위원장은 "집행부에 하소연하는 글을 잘못 올렸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직원들은 "DX부문 직원들로부터도 조합비를 받아가면서 DX부문을 대표하는 노조가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부문의 경계를 뛰어넘겠다는 뜻에서 '초기업' 노조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반도체 성과급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노조 분리' 운운하며 동료들을 배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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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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