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이 핵심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의 첫 임상 데이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그동안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임상 협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눈에 띄는 해외 기술이전 성과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회사 측은 이번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업적 성과 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다음달 2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면역항암제 'GI-101A'의 임상 1상 결과를 최초로 공개한다. 지난해 말 단독요법과 MSD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이 각각 완료된 이후, 두 개 임상에 대한 데이터를 나란히 공개하는 자리다.
ASCO는 초기 임상물질 발표가 주를 이루는 미국암학회 연례학술대회(AACR)와 달리 후기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정보가 다수 공개되는 자리다. 통상 개발이 보다 진척된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GI-101A는 1상 데이터만으로 구두 발표 기회를 얻었다.
2017년 설립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GI-101·GI-102와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들은 초기 개발단계임에도 MSD와 병용임상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중심축이었다. 병용임상 협업은 글로벌 제약사가 자사 신약을 무상으로 제공해 병용 임상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글로벌사가 특정 물질의 잠재력을 높이 산다는 의미로 파트너로 선정된 국내사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해당 기대감에도 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는 9000억원 규모 중화권 기술이전(GI-101A) 이후 후속 성과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번 ASCO를 통한 GI-101A 임상 데이터 공개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보다 확실한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성향이 강해진 상태다. GI-101A의 안전성과 유효성 신호는 물론, 세계 최대 매출 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 시너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데이터가 본격적인 기술이전 협상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ASCO 발표를 시작으로 줄줄이 가치를 제고할 일정들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면역항암제 'GI-102'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존슨앤드존슨(J&J) '파스리타미그'와의 병용 1b/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연내 초기 데이터 확보가 목표다.
파스리타미그는 J&J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항암신약 후보다. 앞서 1상에서 기존 전립선암 치료 대비 높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임상 2상을 생략하고 3상으로 직행할 만큼, J&J가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육성 중인 물질이다.
아직 승인받지 않은 전략적 육성 품목을 다른 기업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과 병용 협력하는 것은 J&J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병용 임상에서 자칫 부정적 데이터가 도출될 경우 애써 단독요법에서 확보한 경쟁력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파스리타미그는 J&J가 최대 50억달러 매출을 목표하는 차세대 블록버스터지만, GI-102와의 병용임상에서 안전성 혹은 유효성 우려가 발생할 시 파스리타미그 승인에도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J&J도 인지했을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협업은 GI-102의 안전성과 기전적 시너지에 대해 J&J 내부 검증이 완료됐으며, 경쟁 우위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는 근거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GI-102는 2분기 키트루다 병용 요법과 단독(키트루다) 요법을 직접 비교하는 흑색종 대상 2상 투약을 시작한다. 내년 1분기 초기 데이터를 발표한다는 목표다. 흑색종은 수십종의 병용요법 승인을 획득한 키트루다가 여전히 단독요법에만 활용 중인 분야다. 이는 병용 효능이 확인될 경우 키트루다가 공급 중인 전세계 시장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천 건의 제출 초록 중 일부만 기회를 얻는 구두발표 자리에 초기 임상 단계의 GI-101A가 나설 수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라며 "올해 GI-101A를 비롯해 주요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이 제고되는 이벤트들이 잇따라 대기 중인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