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실탄 찌운 릴리, K바이오 쇼핑

박미주 기자
2026.06.04 04:04

한미약품과 1.9조 기술이전 계약
GC녹십자 관계사 큐레보도 인수

일라이릴리의 한국 관련 주요 계약 사례/그래픽=최헌정

비만약 '마운자로'로 현금실탄을 확보한 일라이릴리(이하 릴리)가 잇단 'K제약·바이오' 자산인수에 나섰다. 릴리가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 글로벌 자산쇼핑에 돌입한 가운데 그 수혜를 K제약·바이오도 누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이 빅파마(대형제약사)의 검증을 통과한 만큼 추가 대형 기술거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지난달 31일 한미약품과 단장증후군 치료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 계약규모는 12억6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다. 계약금만 1129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에는 GC녹십자의 미국 관계사인 '큐레보백신'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릴리는 감염병분야의 연구·개발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백신 개발사 큐레보 등 3곳을 사들였는데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20.3% 모두를 넘기고 약 4599억원을 받는다. 큐레보는 GC녹십자가 글로벌 백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17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회사다.

릴리는 국내 바이오 신생기업(스타트업) 육성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앞으로 5년간 5억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투자금은 대부분 국내 임상시험 유치와 연구·개발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력, 인천 송도에 글로벌 바이오기업 인큐베이터(육성) 시설인 '릴리게이트웨이랩스코리아'도 구축한다.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는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에 소재한 본사에서 열린 '창립 150주년 맞이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 릴리는 국내 바이오기업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45억달러(약 6조8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한국은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나라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릴리의 투자배경에는 마운자로의 전세계적 흥행이 있다. 올 1분기에 전세계 판매 1위 의약품으로 올라선 마운자로 덕에 지난해 릴리의 매출은 625억달러(약 96조원)로 전년보다 약 45%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1조달러(약 1521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릴리가 새 파이프라인 확대를 굉장히 공격적으로 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을 적절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같다"며 "K제약·바이오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추가 기술거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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