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노동조합)에 대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에서 바이오의약품 제조 과정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더 인정받을지 주목된다. 앞서 가처분 소송에서 '정제' 등 일부 공정만 파업 금지 대상으로 인정받았는데, 항고심 판결에 따라 파업 금지 대상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제1민사부는 오는 5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의 첫 심문기일을 개최한다.
이 재판은 지난 4월 23일 법원이 일부 인용을 결정한 가처분 소송의 항고심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은 연속공정이 이어지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노조가 일부 필수 작업에 대해 쟁의행위를 해선 안 된단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는 법원이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에서 규정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을 바이오산업에도 적용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반면 배양 공정 등은 필수 작업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15일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정 도중 관리가 중단되거나 적절한 제어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품질 바이오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다"며 "현재의 품질관리 체계나 분석법으론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미래엔 예상치 못한 품질 이슈가 부각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은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과정인 만큼 철저히 정해진 절차와 시간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 같은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항고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가 노조에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에서 법원은 "반도체 제조 공정은 24시간 연속 운전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라며 "일시적 가동 중단조차 수율 저하, 웨이퍼 손실 등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안작업이 파업 때도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운영'에 대해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 시간 및 규모, 주의 의무로 유지·운영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에 대한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공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 관심을 끈다.
앞서 법원은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가처분 결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마다 회사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조가 가처분 결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간접강제 결정까지 나온 상황"이라며 "법원에서 이 사건을 더 신중히 판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