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창업 3배 늘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스케일업 지원 필요"

대학 창업 3배 늘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스케일업 지원 필요"

최민경 기자
2026.06.04 12:00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대학 기반 혁신창업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기술사업화와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학 창업기업이 사업 초기뿐 아니라 성장 단계에서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두 번째 죽음의 계곡'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4일 발표한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소재지 기준 대학 창업기업 수는 2011년 987개에서 지난해 2887개로 약 3배 늘었다. 대학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도 7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5.4%)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질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 대학의 기술이전율은 약 26%로 미국(40.9%)과 영국(61.0%)에 비해 크게 낮았다. 대학이 보유한 원천기술이 시장에서 사업화로 이어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들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창업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비용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웃돌며 영업이익률이 1년 차 1.2%에서 5년 차에 -3.3%로 떨어졌다. 연구개발(R&D) 지출도 평균 3억원 수준으로 첨단업종 벤처기업 평균(약 7억원)의 절반에 못 미쳤다.

한은은 대학의 R&D 성과와 인적자원에 기반한 '대학 혁신창업'의 성장 제약 요인을 사업착수, 사업화, 스케일업, 후속투자·회수 등 4단계로 구분했다. 사업착수 단계에서는 교원 업적평가 체계와 창업 실패 안전망이 미흡하고, 사업화 단계에서는 변리사 등 전문인력 부족으로 기술이 시장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후속 투자 유치 실패로 '두 번째 죽음의 계곡'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학 창업기업은 기술 실증과 사업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딥테크 중심인 만큼 일반 창업보다 자금 공백 기간이 길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대학 혁신창업의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해 △대학 거버넌스 개혁 △공공부문의 수요자 역할 확대 △민간투자 활성화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교원 업적평가에 기술이전·창업 실적을 반영하고,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을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지식재산권(IP) 담보 특례와 매출연동상환(RBF)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대학은 국제 특허 경쟁력 등 원천기술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학에 축적된 기술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화와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성장사다리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