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암 발생 5위...젊은데 '위암' 걸리면 남성보다 생존율 낮아

홍효진 기자
2026.06.10 09:45

[의료in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1만여명 대규모 코호트 연구
50세 미만 여성 위암환자, 남성보다 생존율 낮아
'미만형 위암' 비율, 여성이 남성보다 높아
"성별·연령·조직형에 따른 위암 진단·치료 필요"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진.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50세 미만 여성에서 발생하는 위암이 남성 위암보다 예후가 불량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진은 50세 미만 젊은 연령대 여성에서 발생하는 위암이 남성 위암 대비 예후가 불량하다는 점을 확인, 해당 결과를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위암은 흔히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서도 암 발생 5위(2023 국가암등록통계)를 기록할 만큼 발생 빈도가 잦은 암이다. 문제는 여성 위암 예후에 관해 일관된 결론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 환자 생존율이 남성보다 높다고 보고된 반면, 젊은 여성이나 진행된 병기의 여성 위암 환자에서 예후가 더 좋지 않다는 결과도 있다.

여성 위암 예후가 연구마다 다른 것은 여성 생애주기에 따른 호르몬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꼽힌다. 여성은 50~60대를 거쳐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달라지며 이는 암 발병 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료 경과 역시 크게 바뀌어 성별뿐만 아니라 연령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이에 김나영 교수 연구진은 2003~202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만4739명을 대상으로 성별·연령·병기·조직형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위암으로 인한 사망만을 분석한 '위암 특이 생존율'에서는 성별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별로 세분화할 경우 50세 미만 젊은 연령대에서는 여성의 생존율이 남성보다 낮았고, 60세 이상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여성 위암 환자는 남성보다 평균 진단 연령도 낮았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위암 조직형 분포를 나타낸 그래프. 젊은 연령에서는 남녀 모두 미만형(주황색) 위암의 비율이 더 높았으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남성(A)은 장형(파란색) 위암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반면 여성(B)은 장형 위암 증가폭이 완만하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가장 중요한 차이는 위암의 조직형에 있었다. 여성에서는 암세포가 위벽을 따라 흩어져 침윤하는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고 특히 50세 미만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빠르게 미만형 위암 비율이 줄며 50대부터 일반적인 덩어리 형태의 장형 위암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여성은 감소세가 완만해 70대에 이르러 이와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 미만형 위암은 장형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위암의 성차에 에스트로겐의 작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에스트로겐의 알파(α) 수용체는 미만형 위암의 발생·진행, 베타(β) 수용체는 장형 위암의 억제와 관련이 깊다. 이에 따라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예후가 불량한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나영 교수는 "50세 미만 젊은 여성에서 미만형 위암 비율이 높고 병기가 진행된 양상이 나타난 만큼 가족력·헬리코박터 감염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적극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40세 미만 여성은 국가암검진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암 검진 연령 하향이나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펩시노겐Ⅱ(위 점막에서 나오는 단백질)·헬리코박터 혈청 검사 지원 등 제도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개인연구지원사업(중견연구)' 연구비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성차 기반 소화기계질환 진단·치료 기술 개선 및 임상 현장 적용 사업'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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