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혁신형 인증'으로 약가 방어 총력

박정렬 기자
2026.06.19 04:00

8월 복제약 가격 조정 앞두고 인하폭 줄이려 '획득' 러시
일동·휴온스, 자회사 합병… 종근당·대웅 '재인증' 채비

보건복지부가 올 하반기에 복제약(제네릭) 가격을 인하키로 결정한 가운데 현실적인 방어책으로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비율을 기준으로 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지목된다. 국내 제약사들은 △자회사 합병 △투자비 증대 △인증 재도전 등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약가 사수'에 총력을 기울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17일 R&D 자회사 유노비아와 합병을 완료했다. 2023년 11월 재무구조 개선과 신약개발 역량강화를 위해 유노비아를 물적분할한 지 2년7개월 만이다. 일동제약은 "약가개편안 시행 등 제도적 여건에 부합해 운영안정성을 도모하는 한편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휴온스그룹도 지난 5월 핵심 계열사인 휴온스와 SC(피하주사)제형 변경기술을 보유한 휴온스랩의 합병계획을 밝히며 그 배경으로 역시 '약가개편안 대응'을 지목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의 R&D 투자확대를 통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을 경우 약가인하 정책에 유리하게 적용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 '혁신형 제약기업' 약가 방어 전략/그래픽=이지혜

일동제약·휴온스그룹이 자회사 합병의 배경으로 지목한 약가개편안은 복제약 가격을 원조약(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단계적으로 45%까지 낮추는 것으로 오는 8월 시행을 앞뒀다.

다만 신약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R&D 비중이 높은 혁신형 제약기업은 49%의 약가를 4년간 부여하고 신규 복제약 등재 시에도 원조약 대비 60%의 약가를 최대 4년간 부여하는 등 혜택을 준다. R&D 조직을 떼어놓으면 정작 '본진'의 R&D 비율이 낮아 약가 우대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다.

자체투자를 늘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도전하는 곳도 상당수다. 특히 제일약품은 신약 R&D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에 이어 혁신형 제약기업 입성을 노린다. 별도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8억원 줄었지만 R&D 비용을 76억원에서 97억원으로 되레 28% 늘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약사법 위반(리베이트) 등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반납한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높은 R&D 비중을 기반으로 올 하반기에 재인증에 나설 계획이다. 복지부가 지난 3월 인증대상 기준을 행정처분 후 5년에서 행위종료 후 5년으로 개선하며 도전의 기회가 열렸다.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신약 R&D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했지만 자체 R&D 비율이 높아 합병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신청 자격을 갖춘 JW중외제약도 재인증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 변경된 기준을 적용한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연장신청은 8월 중에 진행되며 결과는 11월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정 이전까지 제약사는 경영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렵고 변경된 약가를 소급적용할 경우 약국·도매사의 행정처리 부담도 클 것"이라며 "약가개편안 시행시점을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맞춰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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