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의료계 '위탁기관 몫 확대' 요구에 강한 우려 표명

박미주 기자
2026.06.19 14:39

"원가보상률 190%라면서 자체검사 대신 수탁 맡기는 모순… 할인율 폐지 앞두고 오히려 할인 요구 증가 극심"
"위탁기관 배분율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의료기관의 '자체검사 유인' 완전히 상실될 것"

사진=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최근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의료계가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과정에서 위탁기관(병·의원)의 배분율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의 불합리한 수익 구조를 합법적으로 고착화하려는 시도"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16일 열린 의료계 토론회에서는 검체검사 수가 개편 시 위탁기관의 손실이 심각하다며, 이를 보전하기 위해 최소 58% 이상의 배분율 보장과 '검체판단료' 신설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진단검사의학회와 진단검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구가 현재 제도의 근본적인 모순을 외면한 채 위탁기관의 기득권만을 유지하려는 억지 논리라고 지적한다.

현재 검체검사의 원가보상률은 약 19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위탁기관들은 인력과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자체검사 대신 대부분을 외부 전문 수탁기관에 맡기고 있다.

문제는 이 위수탁 과정에서 발생한다. 위탁기관은 직접 검사를 수행하지 않음에도 그동안 수탁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높은 '할인율'을 통해 차익을 얻는 구조였다.

이에 진단검사의학회는 "위탁기관의 경영 악화를 이유로 이 같은 비정상적인 차익을 제도를 통해 공식적인 수익(검체판단료 등)으로 보장해 달라는 것은 직접 수행하지 않은 의료 행위에 대한 과잉 보상을 정당화해달라는 모순된 요구"라며 "위탁기관에 대한 과도한 배분은 불필요한 검사 증가를 유도해 결국 의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진단검사의학회는 또 "정부가 검토 중인 25~30% 수준의 위탁기관 배분율에 시범가산까지 추가로 얹어지는 방안 역시 심각한 구조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탁기관 입장에서 외부로 검체를 보내기만 해도 수가의 반에 달하는 수익이 무조건 보장된다면, 어느 의료기관이 굳이 비용과 수고를 들여 자체검사 인프라를 구축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국가 전체의 진단검사 역량 발전을 저해하고, 비정상적인 외주화 현상을 영구히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국 일선 의료기관들이 점차 자체 검사 역량을 포기하고 전면 수탁으로 전환하게 만들 우려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진단검사 생태계의 기본 구조마저 훼손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탁기관의 배분 비율은 진단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현행 논의 수준보다 하향 조정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의 할인율 폐지와 수가 개편이 예견되자, 향후 경영 악화를 우려한 위탁기관들이 오히려 유례없는 수준의 높은 할인율을 요구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의학회에 따르면 최근 모 대학병원의 최저 입찰 건에서, 검사를 의뢰하는 측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수탁 시장에서는 근래 보기 힘든 큰 폭의 출혈 경쟁이 강요됐다.

진단검사의학회는 "위탁기관들의 경영 악화가 문제라면 위탁기관 본연의 중요한 역할인 진료에 중점을 두고 진료비 인상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며 "검체 뒤바뀜 사고 등 과거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시작된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환자 편의와 진단검사의 정확성 및 질 향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부 직역의 경제적 논리를 중시하기보다는 검사를 실제 수행하고 질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에 합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분율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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