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대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된 전 국민의힘 의원인 인요한 전 연세대 국제진료센터 교수가 불법 계엄으로 인해 '의원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적십자사 회장으로서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국민 통합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인 전 교수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지난해 12월 국회의원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이자 본업인 의사로 돌아왔다"며 "12·3 불법 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가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생각에 내린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불법 계엄으로 초래된 헌정질서 훼손과 국민적 불행에 대해 천 가지 말 대신 의원직 사퇴라는 하나의 행동으로 소신을 실천했다"며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외신기자들의 통역을 맡았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고초를 겪었기에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잘못된 계엄이 얼마나 큰 국가적 불행을 초래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친윤 인사인 인 전 교수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을 중단하라"며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전날 32대 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인도주의 사업은 130년간 저의 선조들이 걸어오신 길이자, 제가 평생 의사로 살아오면서 늘 헌신하고 싶었던 분야였다"고 했다.
이어 "대한적십자사는 정치와 무관하게 순수한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기관"이라며 "대한적십자사를 이끄는 회장은 혈액 사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소외된 이웃을 보듬으며,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 지원과 인도주의적 국제 협력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세심하게 살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평범한 시민이자 의사인 저를 이 자리에 선출해 주신 것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우리 사회를 적십자 정신으로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국민 통합에 기여하라는 소명으로 믿는다"며 "이 엄중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직무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