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며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냉방기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고 차가운 바람이 눈 표면의 눈물을 빠르게 증발시켜 증상이 악화해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양이 부족하거나 눈물의 질이 떨어져 눈 표면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다. 눈물은 수분층·지방층·점액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각 층이 균형을 이뤄야 눈 표면이 매끄럽게 유지된다. 한 층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이 쉽게 증발하거나 분비량이 줄어 각막과 결막이 자극에 노출된다.
특히 냉난방기로 인한 건조한 실내 환경, 미세먼지·황사 등 외부 자극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다. 노화에 따른 눈물샘 기능 저하, 일부 항히스타민제 및 항우울제 복용, 백내장 등 안구 수술 이력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충혈되고, 따가움과 시린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눈물이 많이 나는 유루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건조해진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물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눈이 쉽게 충혈되고 시야가 흐려진다. 방치 시 각막에 상처가 생겨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초기엔 인공눈물을 점안해 눈물층을 보충한다. 염증이 동반됐다면 항염증 점안액을 함께 사용한다. 눈꺼풀 내 피지선인 마이봄샘 기능 이상이 원인이라면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을 병행하고, 필요한 경우 광선조사기(IPL) 치료로 마이봄샘 기능을 개선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에겐 눈물 배출 통로를 막아 눈물을 눈 표면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누점마개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선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고, 50분 사용 후 10분은 눈을 쉬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냉난방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콘택트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고 렌즈 세척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지속된다면 안과를 방문해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 피로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각막 손상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외부 기고자-우상언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