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인상 시점을 늦출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0.6% 이상 상승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6월은 물론 9월에도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가가 2% 가까이 오르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됐지만 당장 원유 수출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분석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지역 공급 유가를 인상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6일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66포인트(0.66%) 상승한 2080.62를 기록했다. 다우지수 역시 117.61포인트(0.66%) 오른 1만7880.8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30.38포인트(0.62%) 상승한 4917.3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장초반 실망스러운 고용지표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고용지표 악화로 연준이 금리 인상에 당장 나서기 힘들 것이란 긍정론이 퍼지면서 상승 반전했다.
다우지수의 경우 장중 한때 150포인트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버티뷰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릭 맥클러 투자부문 대표는 “주말을 보내면서 투자자들이 부진한 고용지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아주 빨리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 엇갈린 서비스업지표, 고용지표도 주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먼저 정보제공업체인 마르키트는 지난달 서비스 PMI 확정치가 5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비치인 58.6을 웃돌고 직전월(2월) 기록인 57.1보다 개선된 것이다. 전망치인 58.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여준 것으로 미국의 서비스 경기가 올 초 반등한 이후 계속 나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미국의 지난달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기록인 56.9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지난해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제조업(서비스) 부문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67%를 차지한다.
수출지수는 지난 2월 53.0에서 지난달 59.0으로 상승했다. 지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출 전선에 큰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다. 반면 기업활동지수는 59.4에서 57.5로 감소하며 1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지표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미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고용추세지수(ETI)가 전년대비 5.6% 오른 127.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인 2월의 수정치 기록 127.77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고용상황 개선 추세가 다소 주춤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금리인상 시기 불확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그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불확실하며 최근의 미국 경제 약세가 근본적인 경기 둔화의 신호가 아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란 의미로 해석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뉴저지주 뉴왁에서 행한 경제 관련 연설을 통해 금리인상 시기가 불확실하다며 오는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더들리 총재는 그동안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온 대표적인 온건파다.
그는 연준이 "지난달의 고용지표 부진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 신호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신규 고용은 전달보다 12만6000건 증가하는데 그치며 전망치인 25만건을 크게 밑돌았다. 이로 인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올해 하반기 혹은 아예 내년까지도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는 또 "정상화(normalization) 시기는 지표에 달려 있다"며 "경제의 향후 개선은 완전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은 "비교적 협소하다"고 덧붙였다.
◇ 유가·금값 일제히 급등
이날 상품시장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먼저 국제유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급등했다. 사우디아라비이가 아시아지역 공급 유가를 인상한 것도 유가 하락에 보탬이 됐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달러(6.1%) 급등한 52.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 17일이 이후 최고 가격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3.17달러(5.8%) 급등하며 58.1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전망에 1% 넘게 급등했다.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5% 오른 1218.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금값은 장중 한때 122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 달러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8% 하락한 1.092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역시 전 거래일보다 0.51% 오른 119.57엔을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6% 오른 97.11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 역시 고용지표 악화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1bp(1/100%) 오른 1.887%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6.4bp 상승한 2.549%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주에 총 106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각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유럽증시는 이스트 먼데이(Easter Monday)를 맞아 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