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등·애플 강세에 '훨훨'… 나스닥 1.22%↑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5.17 05:19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상승과 애플 등 IT(정보통신)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1% 가까이 급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05포인트(0.98%) 상승한 2066.6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5.39포인트(1%) 오른 1만7710.7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7.78포인트(1.22%) 상승한 4775.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국제 유가 상승과 시가총액 1위 애플의 급등에 힘입어 장 초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 이상 급등했고 애플은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10억7000만달러를 투자했다는 소식에 3.71% 올랐다. 애플 주가는 2개월여 만에 하루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S&P500의 10개 업종은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고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이 각각 2.14%와 1.72%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테크놀러지 업종 지수도 1.51% 상승하며 힘을 보탰다.

◇ 제조업 지표 ‘부진’ 부동산 지표 ‘예상 하회’

미국 뉴욕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3개월 만에 다시 침체됐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관할지역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5월중 마이너스(–)9.02를 기록했다. 전달 9.56에 비해 18.58포인트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 6.5를 대폭 밑돌았다.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11.14에서 –5.51로 낮아졌다. 출하지수는 10.2에서 -1.9로 급락했다. 반면 고용지수는 1.92에서 2.08로 소폭 올랐다.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도 예상을 밑돌았다. 미국 주택건설협회(NAHB)가 집계한 미국의 5월 주택시장지수는 4개월째 58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59를 예상했었다. 지수가 50을 웃돌면 업황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는 54로 집계됐었다. 지난해 10월에는 6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NAHB의 에드 브래디 회장은 "이번 결과는 단독주택 부문이 긍정적 영역에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건설업체들이 점증하는 규제와 많은 공급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단독주택 판매현황지수는 63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다만 향후 6개월간 단독주택 판매 기대지수가 62에서 65로 3포인트 높아졌다. 고객 내방 예상지수도 44로 변동이 없었다.

◇ 국제유가, 공급과잉 해소 기대감에 급등

이날 증시의 일등공신은 국제 유가였다. 국제 유가는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의 공급 차질 전망에 힘입어 6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53달러(3.3%) 급등한 47.7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3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14달러(2.38%) 오른 48.9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산유량이 감소한데다 미국과 캐나다의 셰일오일 생산량도 감소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원유시설에 대한 반군의 공격으로 생산량이 10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베네수엘라 역시 전력 부족으로 산유량이 감소했고 경제적 정치적 불안감까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하반기 WTI 전망치를 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다"며 "산유량 감소와 수요 강세 지속으로 5월에 이미 공급 부족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정보청(EIA)도 월간 보고서에서 5월부터 6월까지 셰일 오일 생산량이 하루 평균 11만3000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원유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가 원유 선물 인도지역인 쿠싱 지역의 재고가 69만4176배럴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가 상승세는 둔화됐다.

◇ 달러 ‘약보합’ 금값 ‘강보합’

달러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엔화는 추가적인 구두개입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2% 하락한 94.55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94.4까지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1% 오른 1.1317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31% 상승한 108.95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엔화는 전날 아사카와 마사쓰구 재무관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약세는 국제 금값에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5달러(0.1%) 상승한 1274.2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2.2센트(0.1%) 오른 17.154달러에 마감했다. 구리와 백금은 각각 0.7%와 0.1% 상승했고 팔라듐 가격도 0.2% 올랐다.

◇ 유럽증시, ‘약보합’…中 지표실망 vs 광산·에너지↑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표면상으로는 나흘 만에 하락했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초반 약세권에 머물다가 광산·에너지주가 오르면서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04% 하락한 1315.39을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01% 오른 334.73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54% 상승한 2951.39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0.21% 상승한 6151.40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18% 내린 4312.28에 마감했다. 독일은 성령강림절 월요일로 휴장했다.

중국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업주가 회복력을 보여줬다. 앵글로아메리칸은 5.41% 올랐다. 크레딧스위스가 목표주가를 상향한 BHP빌리턴은 2.09% 상승했다.

주말에 나온 중국의 지난 4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6%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월(6.8%)보다 증가폭이 둔화한 것은 물론 시장 예상(6.5%)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정자산투자와 소매판매도 일제히 시장 기대치에 미달했다.

마이크 반 둘킨 아센도마켓의 리서치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실망스러운 중국 지표를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연결짓고 있다"며 "이날 광산주의 상승이 이를 방증했다"고 말했다.

유가상승을 따라 에너지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BP는 영국 북해의 컬지언(Culzean) 개발 프로젝트 지분을 16% 추가로 매입, 1% 상승했다.

텔레콤이탈리아는 비용 감축 목표를 2배 이상 높인 신사업계획을 내놓으면서 3% 올랐다. 지난주 28% 폭락했던 위성운영업체인 유텔샛은 7% 추가 하락했다.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한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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