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장 초반 하락세를 만회하는데 성공하며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가 낙폭을 만회했고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베이지북의 평가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37포인트(0.11%) 상승한 2099.33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2.47포인트(0.01%) 오른 1만7789.67로 마감했다.
◇ 베이지북 "美 고용시장 호조 지속"… 금리인상 확신 못 줘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완만한 임금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 역시 약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다소 줄었다.
베이지북은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시장 상황이 호조를 나타냈다"며 일자리와 임금 상승이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4월 "경제활동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에 비해서는 다소 후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까지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이후에 발표된 개인소비지출이 약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애틀랜타와 리지몬드 연은은 숙련된 노동자를 찾기는데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일반 노동자 역시 고용이 점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은 임금 상승으로 인해 건설 비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반면 애틀랜타와 클리블랜드, 댈러스, 캔자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원유 업종의 경우 고용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전체 12개 연은 가운데 보통 수준의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 곳은 6곳이었고 경기가 더 좋아지고 있다고 보고한 곳은 1곳에 그쳤다. 경기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연은도 1곳이었다.
시카고와 캔자스 연은은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다고 보고한 반면 댈러스는 소폭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 연은은 기업 활동이 이전과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은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고 현재 수준의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원유 업종의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족했고 제조업 활동은 다소 엇갈렸다.
소매 업종에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자동차 판매였다. 반면 일반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 엇갈린 경기지표, 제조업 ‘회복’, 건설업 ‘부진’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먼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5월 제조업지수는 51.3을 기록, 전달 50.8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0.3도 소폭 상회했다.
신규주문지수는 55.7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생산지수도 1.6포인트 낮아진 52.6을 기록했다. 고용지수는 49.2로 전달과 동일했다.
마킷의 5월 미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자지수(PMI) 확정치도 50.7로 잠정치 50.5를 웃돌았다. 이는 전월 50.8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며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신규 주문 지수는 51.7로 잠정치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전월치는 52였다. 생산 지수도 49.4로 잠정치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전월치는 50.3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 4월 건설업지출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4월 미국 건설업지출은 전월대비 1.8% 감소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며 블룸버그 예상치인 0.6%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4.5% 증가했다.
민간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1.5% 감소했다. 주거용 건설 지출이 1.5%, 공공 건설지출이 2.8% 줄어들었다. 고속도로 건설지출은 6.6% 감소했다.
◇ 美 5월 자동차판매 '부진'… 영업일수 감소 영향
미국의 5월 자동차 판매는 영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부진했다. 워즈오토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보다 영업일이 2일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 제외하면 1.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드의 5월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6.1% 감소한 23만4748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은 줄어든 반면 F시리즈 픽업 트럭 판매량은 증가했고 밴 판매량은 1978년 이후 최고치였다.
제너럴모터스(GM)의 판매량은 18% 줄어든 24만450대에 머물렀다. 영업일수가 감소했고 일본 지진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모델의 공급량이 부족했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반면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은 지프 수요 증가에 힘입어 1.1% 증가한 20만4452대로 집계됐다. 이는 11년 만에 5월 최다 판매량이다. 지프 브랜드 판매량은 14%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크라이슬러와 닷지, 피아트 브랜드 판매량은 감소했다.
5월 판매량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730만대 수준으로 4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까지 판매량에 비해 다소 상승한 만큼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에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저금리와 낮은 휘발유 가격이 자동차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4월까지 자동차 업체들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14% 증가했고 재고 물량은 5월에 다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켈리블부북에 따르면 자동차 평균 판매 가격은 3.5% 늘어난 3만3845달러로 집계됐다. 팀 플레밍 애널리스트는 "SUV와 트럭 수요 증가가 전체 판매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며 "소형 트럭 판매비중은 전년도 55%에서 60%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 달러‧유가‧금값 ‘동반 약세’
달러는 엔화 강세와 건설업지출 부진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2% 하락한 95.49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45% 상승한 1.117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1.07% 하락한 109.5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주 최저 수준이다.
엔화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이 소비세 인상을 연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로 예정됐던 소비세 인상을 2년 6개월 후인 2019년 10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BK 에셋 매니지먼트(뉴욕)의 케이티 리언 상무는 "소비세 인상 연기는 시장에 다소 반영돼 있었지만 2년반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엔화 약세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달러는 제조업 지표 호조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제한 검토 소식에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09달러(0.18%) 하락한 49.01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47.74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48.65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낙폭을 만회하며 전날보다 배럴당 0.03달러 내린 49.8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OPEC은 2일 회의에서 산유량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지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OPEC은 하루 산유량을 3000만배럴로 제한해 오다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동결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OPEC 회의에서 산유량 상한선을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MC 마켓의 콜린 시진스키 수석 전략분석가는 "실질적인 산유량은 이미 작년 12월 수준을 넘었고 국제 유가가 상승한 마당에 산유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OPEC 회의를 앞두고 여러 소문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금값은 또 다시 하락하며 3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9달러(0.2%) 하락한 1211.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22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6.7센트(0.4%) 떨어진 15.927달러에 마감했다. 구리와 백금도 각각 1.1%와 0.9% 하락했고 팔라듐도 0.1% 내렸다.
◇ 유럽증시, 원자재·금융·여행 동반부진에 1%↓
유럽 증시는 원자재와 금융, 여행 업종 부진 여파로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1% 하락했다. 특히 원자재 업종 지수는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영향으로 2.8% 급락했다.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했고 차이신이 발표한 5월 제조업 PMI는 49.2로 15개월 기준치를 밑돌았다.
영국 FTSE 지수는 0.62% 하락한 6191.93을 기록했다. 독일 DAX지수는 0.57% 내린 1만204.44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0.67% 떨어진 4475.39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올 여름 유럽에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면서 여행 업종은 1.9% 하락했다. 에어 프랑스와 호텔체인 아코르 등의 낙폭이 컸다.
이탈리아의 경우 중앙은행이 부실은행구제기금에 15억 유로를 추가 출자하도록 요청할 것이란 전망에 은행주들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