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장쩌민의 상하이방, 후진타오의 공청단 와해…시진핑 중심으로 정치재구성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02.28 16:27

[시황제 되려는 시진핑]③ 시자쥔만 보인다! 중국의 파워그룹

[편집자주] 중국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으라면 진시황과 마오쩌둥이다. 진시황은 중국 제국을 건설했고 마오쩌둥은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시진핑 주석의 야망이 다시 마오쩌둥만큼의 권력으로 시황제가 되겠다는 것이다.
/AFPBBNews=뉴스1

최근 중국관료 중에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류허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지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서열 25위까지 포함되는 중앙위원회 정치국원에 선출됐고, 경제·금융 담당 부총리에 내정된 데 이어 새로 출범한 최고위 금융감독기관인 금융안전발전위원회 주임과 인민은행 총리직까지 겸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정책에 관한 한 부총리 4명을 거느린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영향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류 주임은 2003년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경제정책의 초안을 마련한 실력파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그룹인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측근들)' 멤버라는 점이다.

◇시자쥔만 보인다…당·군·정·지방 모두 장악=중국 정치의 3대 계파중 하나인 태자당(당원로 및 고위층 자녀그룹) 출신인 시진핑 주석은 2012년 집권 당시만 해도 중앙정치에서 기반이 약했다. 젊은 시절부터 줄곧 지방에서 근무한데다, 이전 권력자들처럼 공청단이나 상하이방과 같은 든든한 정치적 배경도 없었다. 하지만 집권 후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고 반대파를 잇달아 척결하기 시작했다. 5년여가 지난 지금 상전벽해다. 주요 요직을 시자쥔이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최고위 기구인 상무위원회에서 시 주석을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리잔수, 왕후닝, 자오러지 등 3명이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차기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는 정치국 25명 가운데도 절반이 훨씬 넘는 14명이 시자쥔 인사다. 류 주임을 비롯해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 양샤오두 중앙기율위 부서기, 황쿤밍 선전부 부장,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리시 광둥성 당서기, 리창 상하이 당서기, 리훙중 텐진시 당서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31개 지방 성, 시의 1인자인 당서기직도 16명 이상이 시자쥔 인사로 분류된다. 베이징(차이치), 텐진(리훙중), 상하이(리창), 충칭(천민얼), 광둥성(리시) 등 5대 지방 정부 인사는 모두 시자쥔이다. 군 수뇌부도 마찬가지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2명(쉬치량, 장유샤)이 다 시자쥔이다.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승인될 정부 인사에서도 시자쥔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진핑 집권 1기 중앙기율위를 맡아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해온 왕치산 전 중앙기율위 서기도 이번 전인대를 통해 국가 부주석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하이방·공청단 소멸되나=시 주석에 대한 실질적인 충성파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기존의 3대 계파인 태자당,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상하이방 출신 인사 중에서도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검증받아 중요 직위에 임명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덩샤오핑 이후 확립된 집단지도체제와 3연임 이상 금지 규정을 깨뜨리는 시도가 별다른 저항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것도 상하이방과 공청단의 기반이 사실상 와해 단계에 들어섰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상하이방은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 권부의 실세로 등장한 상하이 출신의 인사들 그룹으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중심이다. 장 전 주석이 실권을 잡은 이후 중앙 무대에 이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계파를 형성했다. 공청단은 중국공산당이 지도하는 청년단체로 이곳 출신인 후진타오 전 주석이 권력을 잡으면서 중요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했다. 두 계파는 시 주석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류 세력을 형성했지만 부정부패 척결 작업이 진행되면서 핵심 인사들이 추풍 낙엽처럼 몰락했다.

시 주석이 2022년 이후에도 집권을 이어가고 확실한 후계 구도까지 만들어 낼 경우 이들 계파 자체가 소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혁명 원로와 고위층 자녀들인 태자당도 시자쥔 중심으로 재편되는 등 중국 정치 계파 자체가 재구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존 계파들이 호락호락하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장은 시 주석의 서슬 퍼런 권력에 숨죽이고 있지만 오랜 세월 다져진 파벌들이 언젠가 재기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금은 목에 칼이 들어온 상황이라 충성 맹세를 하고 있지만 40년 이상 기반을 다져온 만큼 시진핑의 최대 잠재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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