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깜짝성장'에도 눈높이 낮춘 유럽, 이유가…

김성은 기자
2019.05.08 14:51

유로존, 올해 GDP성장률 전망치 1.3%→1.2%로…독일은 1.1%→0.5%로…"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 여전"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경제 성적표를 받아든 유럽이 올 한 해 성장 기대감은 더 낮췄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변수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인데 유럽 성장엔진 역할을 하는 독일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밝힌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지난 2월에 밝힌 전망치(1.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성장률(1.9%)보다는 0.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유로존이란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을 일컬으며 EU 집행위는 3개월에 한 차례씩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이같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지난 1분기 유로존이 '깜짝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것. 지난달 30일, EU 통계 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로존의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1.2%(예비치)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1.0%)를 넘어섰다.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경제 성적표를 받아든 것에 대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라커우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노동시장 강세, 적절한 통화정책, 약간의 부양책 등으로부터 긍정적 영향을 받게되는 내수 경제의 회복력을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ING의 비터 반덴 후트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아주 훌륭하진 않지만 아마도 우리가 현재의 사이클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경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1분기 '뜻밖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EU가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대내 노력에 따른 성과보다는 대외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도 보고서 발간을 통해 "2018년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 EU의 경제활동 속도는 느려졌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둔화세, 풀리지 않는 무역 긴장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이 2019년 초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의 혼란, 사회적 긴장 및 정책 불확실성 뿐 아니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관련된 변수 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U는 무엇보다 미·중 무역갈등 고조, 이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태세를 우려했다. EU 집행위는 "특히 유럽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미국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자동차 분야를 훨씬 넘어선 연쇄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중국의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세계 GDP 성장률 둔화는 더 끈질기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로존 국가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유럽의 성장엔진이자 자동차 제조 강국으로 불리는 독일 성장률 하향 조정의 폭이 컸다.

EU는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1%에서 0.5%로 0.6%포인트나 낮췄다. 유로존 19개국 중 독일은 이탈리아(0.1%)에 이어 가장 저조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도 타깃(목표)으로 삼은 상황이다. 올해 2월,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의 증가가 국가 안전보장을 해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까지 해당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집행위원회 경제분과위원장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각국은) 필요하다면 경제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우리는 경제적, 사회적 긴장만 심화시키는 보호주의를 피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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