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살육 금지령' 비웃듯 네팔 힌두교 축제 다시 열린다

구단비 인턴기자
2019.12.03 15:02

세계 최대 규모의 동물 살육제…2014년엔 20만마리 동물 희생 추청

지난 2일(현지시간) 가디마이 축제에 방문하는 참석객들이 제물로 바칠 동물을 나르고 있다./사진=AFP

5년마다 개최돼 동물 수십만마리가 제물로 바쳐지는 네팔의 힌두교 축제가 '살육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힌두여신 가디마이를 기리는 가디마이 축제가 3일부터 이틀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바라 지역의 가디마이 사원에서 열린다.

17세기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의 축제가 5년에 한 번 개최될 때마다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축제 기간 동안 수만마리의 동물들이 산 채로 바쳐지기 때문이다.

축제 참가자들은 가디마이를 기리기 위해 동물의 피를 바치며, 이러한 의식이 집안의 재앙을 막고 소원을 이룰 수 있게 한다고 믿는다. 이로 인해 네팔과 인접한 인도에서까지 몰려오는 참가자들은 대부분 소, 염소, 닭 등 가축이나 비둘기, 쥐 등의 동물을 데리고 온다.

동물보도 단체들은 이같은 행위가 동물 학대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팔 대법원도 2016년 정부에 동물 살육을 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인도 대법원도 축제 기간 인도에서 네팔로 동물을 이동하는 것을 금지했다. 인도 국경 수비대와 자원봉사자들은 네팔로 동물을 들여가려던 순례객과 상인들을 적발하기도 했다.

가디마이 축제에서 동물의 피를 바칠 때 사용되는 칼/사진=AFP

하지만 힌두교도들은 올해도 가디마이 사원에서 대규모 동물 희생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인 네팔 타임즈는 축제에 제물로 바쳐질 동물 수천마리가 이미 준비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사원의 승려 망갈 차우드하리는 현지 언론인 카트만두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약 500만명의 순례자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는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일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통에 따라 의식을 진행할 것"이라며 "하지만 사원 바깥에서 일어나는 신도들의 (동물 학살)의식은 그들의 의지에 따른 일이다"고 설명했다.

2009년 대략 25만 마리의 동물이 제물로 바쳐졌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가디마이 축제는 동물 살육을 중단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순례객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에는 약 20만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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