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증인 채택은 결국 무산됐다. 21일 오후 12시30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상원 탄핵심판은 이튿날 새벽 1시50분까지 13시간 넘게 이어질 만큼 여야가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상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규칙'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수정안을 통해 탄핵심판에 볼턴 전 보좌관을 탄핵심판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찬성 47표, 반대 53표였다.
민주당은 이날 탄핵심판 증인과 절차 등에 관해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번번이 공화당의 반대로 기각됐다. 상원은 탄핵심판 절차를 두고 표결을 벌였으며, 부결된 수정안은 볼턴 전 보좌관 증인 채택안을 포함해 11개다.
하원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들은 탄핵심판에서 추가 자료 제출이 이뤄져야 하며, 추가 핵심 증인들이 반드시 채택돼야 한다는 변론을 펼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핵심 증인들이 채택되지 않아야 하며, 신속한 결론을 위해 기존 조사 내용으로 충분하다고 맞섰다.
민주당 측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로버트 블레어 보좌관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가안보 프로그램담당 부국장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4명의 핵심 증인 채택을 강력 요구했지만, 이날 이들의 증인 채택안은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공화당은 탄핵 논의를 촉발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탄핵 구성요건인 '중범죄 또는 비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앞세워 탄핵심리의 신속한 종결을 추진 중이다. 21일부터 실질 심리에 들어간 탄핵심판이 6일 동안 심리를 거친 후 2월 4일 이전에 최종표결을 실시, 2주일 안에 끝내려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은 탄핵심판 시작 전 상원에 제출한 110쪽짜리(부록 제외) 변론 취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고 의회를 방해했다는 주장은 미국 헌법에 대한 모독"이라며 "상원은 신속하게 대통령의 무죄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균 연령 60세가 넘는 미국 상원 의원 100명은 탄핵심판 첫날 13시간이 넘는 '대장정'을 이어갔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과 팻 치폴론 백악관 고문은 언쟁 도중 욕설을 써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의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50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참석, 20여분의 기조연설 시간을 자신의 치적 홍보에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전 나는 '위대한 미국의 복귀'를 이야기했고, 이제 위대한 미국은 현실이 됐다"며 "지금 미국 경제는 과거에 보지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심판이 시작된 지 11시간 동안 원래 성격과 달리 조용했다"며 "워싱턴 시간 22일 자정, 스위스 시간 새벽 6시부터 그의 트위터는 되살아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편인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트윗을 리트윗(다시 게시)했고,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들은 비판하면서 40여개의 트윗 활동을 했다. 특히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비난하면서 "이 광대(clown)는 신뢰도 제로!"라고 쓴 트윗을 본인 트위터에 리트윗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재판을 맡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상원이 탄핵 재판을 한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하원 민주당 탄핵소추위원이 검사 역할을 하면 상원의원들이 배심원으로서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집권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점한 상원에서 탄핵이 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통령 탄핵에는 상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의 의석 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