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의 한식당 사장님 "사스때보다 더 무섭고 두려워"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1.31 14:54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31일 오전 중국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고립돼 있는 우리 국민들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0.1.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한식당을 하는 홍윤표 사장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때 15일간 독방에 격리 수용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목감기에 걸렸는데 열이 난다는 이유로 방역복을 입은 이들이 와서 그를 사스 중증 병동에 끌고 갔다. 중국어를 한참 배우던 시절 "열이 난다"는 말을 중국어로 하고 싶어 룸메이트에게 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홍윤표 사장은 "사스때 15일 동안 엄청 고생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대되는 지금은 그때보다 더 무서운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스때는 열감지로 환자를 구분할 수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는 잠복기에도 전파가 된다"며 "스스로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파가 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했다.

2003년 사스를 경험한 그는 이번 신종 코로나가 퍼지자 누구보다 먼저 준비를 했다. 지난 22일부터는 자가격리를 했다. 그는 "스스로 감염이 안됐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자가격리를 했다"며 "라면이나 물 등 식료품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사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한의 상황은 23일 도시 봉쇄령이 떨어지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홍 사장도 우한을 떠날수 없었다.

그러던 중 5일 전 쯤 주우한 총영사관으로부터 교민수송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한국식당을 해 교민사회에서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그가 자원봉사에 나서는 적임자였다. 그는 "우한총영사관 직원 9명이서 모든 연락을 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봤다"며"흔쾌히 자원봉사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총영사관과 교민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됐다. 그가 운영하는 위챗(한국판카카오톡) 단톡방에는 여전히 150여명의 교민들이 남아있다.

그도 2차 전세기를 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우한 총영사관이 접수한 전세기 탑승 신청객은 720여 명으로, 이 중에서 1차로 귀국한 368명 외에 350여명이 현지에서 대기중이다. 2월1일 새벽 우한 공항에서 2차 항공기가 출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한 교민들은 한국으로 향하는 2차 전세기를 타기 위해 31일 4개 거점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차 전세기가 한국으로 들어오면 안타깝게 귀국이 어려운 일부 교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민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사장은 1차 전세기에 탈 기회를 포기했다. 만일 2차 전세기에도 자리가 없다면 우한에 남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사스를 경험해봐서 더 잘 견딜 자신도 있고 이곳에서 식당을 하기 때문에 자리가 부족하다면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한국 국민들이 우한 교민들의 입국을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라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부득이한 상황 때문에 입국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한에서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의학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린 아이가 있거나 가족들이 있는 경우 한국행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귀국전 여러검사를 통해 감염여부를 체크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한 교민의 귀국을) 너무 염려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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