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희비 엇갈린 트럼프-시진핑

강기준 기자
2020.02.05 03:3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AFPBBNews=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이 확산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치적 입지도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한 것이 '선경지명'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대선 유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시 주석은 자국내 불만이 폭주하자 이례적으로 대응 실패를 인정했다.

불만 폭주에...이례적 '잘못' 시인한 시진핑
/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특별회의에서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 사태 대응에서 드러난 부족함에 대비하고 국가 비상관리체계를 완비해 대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번 사태가 중국 통치체제에 대한 주요 시험대"라는 발언과 함께 "위기 대응에 있어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을 처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도부 내에선 "이번 사태에서 지도부의 단점과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교도통신은 "중국 지도부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국민의 강한 불만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시진핑 지도부가 일련의 대응에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시 주석이 지난달 25일 확산을 막으라고 호령했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지도부의 위기감만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 관련한 영상들이 올라오면서 정부가 상황을 축소 및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바이러스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 제5병원 입구에서 5분간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밖으로 옮겨지는 영상을 올렸고, 또다른 네티즌은 바이러스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서 입원한 상태로 사망하지 않으면 사망 원인이 신종 코로나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우한 실태를 전하면서 "수많은 우한 주민들이 하루 7시간씩 병원에 줄을 서도 바이러스 검사조차 받기 힘든 실정"이라면서 정부 공식발표보다 감염자수가 훨씬 많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선견지명 트럼프"...대선에 도움될 듯
/AFPBBNews=뉴스1

이번 사태로 정치적으로 큰 이득을 본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일 먼저 미국과 중국간 항공편 금지 및 여행금지 조치 등을 취한 것이 더이상 극단적인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이 지금보니 선견지명인듯 하다"고 했다.

통신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비롯해 외교정책, 공중보건 문제 등 다방면에서 '나쁜 것들은 모두 중국에 나온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는데, 이번 사태로 이러한 관점을 더욱 정당화할 수 있게 됐다고도 평가했다.

만약 오는 11월 대선까지 바이러스 사태가 계속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 모이는 인파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야당의 반격이 힘을 잃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앉아 편하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신종코로나 사태 관련해 "우리는 감염됐을지 모르는 수천명의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상황을 지켜볼 테지만, 우리는 (입국을) 차단해 버렸다.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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